총 269 개의 게시물이 있습니다.
-
어쩔 수 없는 선생님 - 김정수 피부과 교수
대학병원에서 의사는 곧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곤 한다. 김정수 교수는 전공의들에 대한 무한 애정과 따끔한 지적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비전문가인 취재진을 위해 책을 뒤져 어려운 의학용어를 한글학명으로 받아 적도록 하는 데 시간을 쏟는, 어쩔 수 없는 ‘선생님’이었다. 김정수 교수는 술술 넘어가다 허를 찌르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반전소설 같았다. ‘꼼꼼하고 세심한 완벽주의자’ 정도로 간단히 정리하고 돌아서려고 하면 ‘그뿐이게?’하고 슬쩍 돌려 세우는 구석이 그에겐 있었다. “FM이었죠(웃음). 지각이나 수업을 빼먹는 일도 없었고, 이렇다 할 일탈도 해 본적 없는걸 보면 좀 재미없는 학생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의대생 시절을 회고하는 그를 보며, 역시 빈틈없는 첫인상 그대로라 생각하려던 찰나, 사실은 의대보다 공대에 가고 싶었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고등학교 때 방영된 KBS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손창민이 연기한 의사가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단다. 그는 “아마 그 시절 많은 학생들이 그 드라마 때문에 의대에 갔을 거예요”라고 자못 진지하게 말해 좌중을 한바탕 웃게 만들었다. 심각한 피부질환도 깨끗하게 고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명성에 ‘피부과가 그의 천직’이라 결론 지으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부과를 선택한 이유에도 어떤 반전이 숨어있는가 물었더니 “체력적으로 힘든 외과 쪽은 피하고 싶었다”는 말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호랑이 선생님’ “피부과 질환은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감염성 질환이나 심각한 염증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찾아오는데, 이 환자들은 대부분 사회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어요. 피부 때문에 외모에 자신을 잃어 사람 만나기를 꺼리고, 그러다 보면 직장생활이나 결혼 등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부지기수죠. 이런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피부미인으로 거듭나 자신감을 찾게 되면 제 속이 다 깨끗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겉으로 드러나는 질병 이면에 숨은 환자들의 내면까지 헤아리는 김정수 교수를 보며 ‘친절한’ 의사이겠거니 생각한다면 오산. 김 교수는 환자들에게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피부과 질환이기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더 이상 치료해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하루빨리 온전하게 되돌려 보내기 위해 엄격한 의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오랜 시간 움츠려 든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워지지만, ‘모자나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하루라도 당당히 다니고 싶다’는 환자들의 눈물겨운 사연은 치료를 서두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50대 후반의 남자 환자분이 기억에 남네요. 안면백선증으로 곰팡이균에 감염된 환자였는데, 이미 6~7군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차도가 없어 찾아오신 분이었어요. 이런 환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의사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한 치료 방향이 맞았는지 정말 빠르게 좋아지셨어요. 경과가 좋아져도 특별한 말씀은 따로 없으셨는데, 나중에 지인들을 많이 소개해주시더군요(웃음).” 김 교수는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피부과 환자를 위해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그는 ‘소아청소년 다발성 사마귀의 면역치료효과’에 관한 논문을 국제학술지(SCI)에 등재하기도 했다. 저명한 학술지에 본인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일이 신날 법도 하건만, 어쩐지 그는 자신이 인정받는 것 보다 후학을 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처럼 보였다. 좋은 의사를 키워내는 엄격한 스승 의대 재학시절, 김정수 교수는 새벽 4시부터 과외를 다닐 정도로 지독하게 살았다고 했다. 공부 양만도 엄청난 의대생활과 과외를 병행했다는 말에 행여 가정형편이 어려웠는가 물었더니 “나름 8학군 출신”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어쩌면 학비 정도는 부모님께 받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의대생활 6년 동안 제 힘으로 해결을 했어요. ‘나도 이제 성인이니 내손으로 공부해야지’ 했던 거죠. 그렇게 제가 과외로 가르친 학생만 모두 11명이에요, 그 중 7명은 의대에 보냈고,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후배도 있어요. 아무래도 저는 가르치는 데에 남다른 노하우를 좀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성인으로서의 몫을 다한다는 책임감 한 켠에는 입시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보람도 있었다. 이쯤 되니 의사가 아니라 족집게 과외나 입시강사로 나섰어도 이름을 떨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어물쩍 떠올랐으나, “학교에 남아 교육자로 살고자 했다”는 말에 순간 머쓱해졌다. “전문의 과정을 마쳤을 무렵 마침 개원 바람이 불었어요. ‘대학 교수’와 ‘개원의’를 두고 저도 한참 고민했죠. 그때 학교에 남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환자를 고치는 일 만큼이나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그때 개원을 했다면 지금은 병원 서너 개는 너끈히 운영할 정도로 부자 의사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요(웃음).” 제자를 키워 훌륭한 의사로 만드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보람으로 삼은 그이기에 김정수 교수는 학생들에 대해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그는 전공의들에게 예의와 인간관계를 강조한다.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호랑이 선생님’을 택했듯, 학생들이 더 좋은 의사가 되는 데에 디딤돌이 돼주기 위해 ‘엄격한 스승’의 자리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의과대학을 마치 학원처럼 여기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의 가르침도 등록금을 냈으니 당연히 누려야 할 반대급부 정도로 생각한달까요? 안타까운 현실이죠. 스승을 존경하고 따라야 좋은 가르침을, 특히 의술뿐 아니라 인간됨을 배울 수 있는 것인데…. 하루에도 수십 명을 만나고 그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것이 의사의 일입니다. 좋은 의사가 되려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해요.”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천천히 꾸준히 하면 승리한다; 서두르면 일을 거스른다는 뜻).’ 인터뷰 말미에 문득 생각나 물은 김정수 교수의 좌우명이다. 그가 올라선 트랙에서 그는 여전히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달리는 중이다. 환자들에게 신뢰받는 의사이자, 제자들을 좋은 의사로 길러내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그래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글. 편집실 사진. 김상민
2013-06-01
-
'연예인병'으로 이슈가 된 정신건강질환들 - 우울증
스타들의 죽음으로화제가 된우울증 일반인보다 연예인에게 더 많은 이유 우리나라 자살률에 대한 통계는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의외다. 2010년 조사된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OECD 국가 중 최고이면 세계 최고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전체 사망원인의 31.2%가 자살이었다고 한다. 1만556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게다가 33분마다 1명씩 죽었다는 사실(계산하면 하루에 42.6명이 자살로 사망한다는 말이다.)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내 우울증의 질병부담과 치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평생 한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전체인구의 5.6%(약 200만명)에 달한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우리나라 인구수 4위의 도시가 대구이고, 이곳의 인구가 235만이니 모아 놓으면 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우울증에 걸린적이 있거나 현재 앓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우울증 환자 10명 중 8명은 치료받지 않아 그렇다면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약반수에 달하는 1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인구수 7위의 울산시 인구와 맞먹는다). 보험심사평가원에서 항우울제의 처방건수가 너무 많아서 보험재정이 위협받고 있다고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비교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을 찾아서 꾸준히 치료 받는 환자는 100만명의 15%에 지나지 않는다. 85%의 절대 다수의 우울증 환자는 치료를 받고 있지 않는 것이다. 위 연구에 참여한 국내 정신의학 역학연구의 권위자는 “국내 자살기도자의 60~72%, 자살사망자의 80%가 정신질환을 지니고 있었고, 그 중에는 우울증이나 알코올 남용 환자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살기도자는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상태의 ‘환자’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2011년 ‘자살예방 전문교육 강사 양성 워크샵’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자살자의 76%가 자살시도 한 달 전에 의사를 찾는다고 한다. 자살에 이르게 하는 압도적인 원인질환 1위가 우울증인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의사 앞에 출두한 우울증 환자는 대다수 이미 자살결심을 한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살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자살을 많이 할까, 아니면 오히려 자살위험성이 낮은 편에 속할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수 차례 주변 사람들에게 최후통첩을 한다. 마지막 희망을 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심상치 않은 낌새를 챈 주변인의 존재는 생명을 구하는 일을 가능하게한다. 화려한 연예인의 어두운 이면 그렇다면 누구보다 화려한 인생을 사는 것 같은, 그래서 우울한 시간도 없을 것 같은 연예인은 어떨까? 우울증이 어떤 사람에게 더 많은지는 알 수 없지만, 직업적 특성으로 그럴 듯한 추측이 가능하다. 연예인은 직업상 점차 유명해지고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면서 인간관계의 질적 변화를 겪는다. 친구는 줄어가고 팬들은 늘어간다. 팬들은 일방적이다. 관심을 달라고 아우성 치고 스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지만 결국은 일방통행이다. 스타를 우러러 보고 한마디 말에 울고 웃는 대중 앞에서 연예인이 마음을 털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연예인으로서 대중을 위해 지치지 말고 움직이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무거운 중압감도 더해진다. 병원에 찾아가기는 어떨까? 정신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과명 개정도 했고 꾸준한 홍보와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문턱이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연예인들에게도 그럴까? 의사가 연예인의 삶을 쉽게 이해할지, 자신을 유명인이 아닌 환자로 봐줄지 등의 고민을 한 번 더 하게 될 것이다. 자살은 모두가 알고, 이유는 아무도 몰라 일반인보다 연예인에게 우울증이 더 많은지, 자살률이 더 높은지는 알 수 없다. 하늘의 별에 비유되는 그토록 특별한 사람들에게 통계숫자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연예인은 참 위태로운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유명인을 소재로 삼는 매스컴의 속성과 연예가를 순찰하는기자들로 인해 연예인의 자살은 크게 알려지고 보도된다. 하지만 자살한 이유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중의 입장에서보면 당연히 스타의 내적인 면면을 알 수 없어 그렇다지만, 유명을 달리한 연예인들은 그만큼 외로웠다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자살한 연예인들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우울증과 자살의 상관관계를 알게 되었고, 정신질환에 대한 경각심도 갖게 되었다.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우울하고 부정적인 사고 때문이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동’은 생존하려는 본능을 꺾는 예측할 수 없는 ‘충동성’에서 기인한다. 자살 충동은 아주 짧은시간 동안 사고를 지배할 뿐, 죽음을 결심하기 전에는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우리가 주변에서 이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을것이다. 문제는 연예인과 같이 외롭고 터 놓고 대화할 수 없는사람, 진료실에 들어오기 힘든 사람들이다. 글. 최준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13-05-01
-
'연예인병'으로 이슈가 된 정신건강질환들 - 프로포폴
우유주사의검은 유혹프로포폴 수면유도제의 중독성 우유주사 즉, 프로포롤은 수면마취제로 분류되는 약물이며 알약은 없고 주사제로만 유통된다. 의학적으로는 수술이나 시술, 인공호흡 하는 환자를 잠재우기위해 사용되는데, 다른 진정제에 비해 빨리 잠들고,빨리 깨며 가격도 저렴하여간단한 수술이나 내시경과같은 시술 중 수면 유도를 위하여 많이 쓰인다. 가장흔한 부작용은 주사 맞는 자리의 통증이지만, 혈압저하나 무호흡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 계통의 약물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 즉 중독성이다. 왜 프로포폴이 중독성은 강한가? 최근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남용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 하다. 몇 년 전에는 팝의 제왕이라고 불러졌던 마이클 잭슨도 이주사제 중독으로 사망했다. 다른 진정제에 비해 프로포폴이 중독성이 강한 이유는 첫째,병적 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행복감, 자아도취감, 자신감등으로 나타나며, 쉽게 얘기해서 인생사의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천국의 느낌을 맛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런느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쾌한 감각을 느낄 수도 있다. 둘째는 이 약물의 작용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이는 빨리 수면에서 깨어나고 뒤끝이 없기 때문에 장점이 되지만, 이렇게 작용기간이 짧은 약물은 중독성이 큰 위험성이 있다. 금방 약물이 빠져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물이 작용하지 않는시기와의 비교해서 그 느낌이 더 좋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약물이 금단 현상도 더 많이 일어난다. 셋째, 프로포폴은 환각이나 탈억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의 경험이나 자신을 억누르던 것들을 제쳐버리고마음대로 행동하는 등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점들이 매력적으로 지각될 수 있다. 넷째, 이 약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을 때 주로 사용된키워드를 살펴보면, 사회적 신분상승이나 개인의 욕구와 관련된 단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남, 성형수술, 연예인 등이 그러하고, 피로회복제, 우유주사 등 또한 긍정적(?)인 연상이 되는 말이다. 이는 약물의 위험성은 최소화되고 사용욕구를 상승시키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누구의 책임인가? 프로포폴의 중독 문제는 1차적으로 의사와 병원의 책임이다.프로포폴은 현재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것은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속한 의약품들은 병원에서 매우 엄격하게 관리를 하며, 항상 장부를 만들어서 파악하게끔 법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일부 도난이나 유통과정에서 불법으로 유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사의 처방 없이 이 약물을 사용할 수 없다.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의사가 프로포폴에 중독되어 남용되는 경우와 돈과 명예에 유혹되어 처방을 남발하는 경우, 무지에 의해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모두 의사가 문제라고 할 수있다. 사실 우리나라 의사들은 중독성이 있는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항불안제를 너무 쉽게 처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중독되어 수면제를 달라고 하는 환자만을 탓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처방을 시작했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된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한국사회의 분위기도 지적하고 싶다. 어차피 인생은 고통과 어려움의 연속이고 즐거움과 쾌락은 일시적이다.그러나 마치 조금만 어려움이 생겨도 트라우마 운운하면서 위로 받으려 하고, 고통은 느끼지 말아야 될 것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를 키우는 면이 있다. 이것은 결국 개인이 힘들면 다른 사람의 권리를 해치건, 불법을 일삼건, 마약을하던 그것을 개인의 선택으로 간주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약물중독, 그 해결책은? 모든 의약품은 부작용이 있으며 원칙대로 복용하지 않으면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의사들도 의존성이 생길 수있는 약물에 대해서는 철저히 원칙적으로 사용하고, 중독의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 처방 받는 환자들은 지시대로 약물을 복용하고 지침을 따라야 한다. 똑똑한 환자라면 수면제(수면유도제 포함)나 진통제, 항불안제를 처방 받을 때 의사에게 약물의 부작용과 중독 가능성을 묻고, 얼마 동안 약을 먹어야 되는지 알아보기바란다. 약물은 의사의 처방대로 정확히 복용하여야 한다. 잠이 안 온다고 한 두 알 더 먹을 때 중독의 길은 열린다. 마지막으로, 프로포롤은 환자들이 고통스러운 수술이나 시술을 받을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의약품이지만, 동시에 미국 일부 주에서 범죄자를 사형할 때 다른 마취제와 함께 섞어 사용하는 ‘독극물’이라는 점을 알아두기 바란다. 물론 이때는 일반적인 사용량보다 휠씬 높은 치사용량을 사용하지만말이다. 글. 김대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13-05-01
-
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MBC 드라마 <마의> - 왕의 병 담석증
왕의 병 담석증,마의를 어의로 만들다 지난 3월 종영한 MBC 드라마 마의는 종기치료의 일인자로 마의라는 천한 신분에서 어의까지 오른 조선시대의 실존인물 백광현(조승우)의 일대기를 그린 사극이다. 뒤바뀐 운명과 출생의 비밀을 가진 주인공이 천재적인 의술 실력으로 고난과 위기를 극복하고 사랑까지 쟁취하며, 생명에 귀천을 따지지 않는 ‘진짜 의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훈훈한 결말을 선물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었으니 운명과 의술로 묶여 영원한 동반자가 된 강지녕(이요원), 훌륭한 실력을 알아본 멘토 고주만(이순재), 신분도 잊은 채 수호천사로 활약한 숙휘공주(김소은)가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결정적일 때마다 병을 얻어 마의의 뛰어난 의술을 빛나게 한 현종(한상진)이 있었다. 인의가 되고 싶은 마의, 현종을 만나다. 양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세상을 보자마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우여곡절 끝에 마의로 살게 된 백광현은 의관이었던 아버지 강도준(전노민)을 닮아 뛰어난 의술은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때는 유교사상으로 똘똘 뭉친 조선시대. 실력의 차이를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신분의 벽이었기에 비천한 마의의 신분으로 인의가 되려 나선 그를 보는 시선이 따가웠던 것은 당연했다. 마의가 사람에게 시침하는 것을 국법으로 금지하던 시대, 사람을 살리겠다고 행했던 의술에 치도곤을 당했지만, 광현의 멘토인 혜민서 고주만의 활약으로 신분을 따지지 않는 내의원 의생 선발에 참여하게 된다. “마의는 공부해서 인의가 될 수 없다는 법이라도 있던가”라는 고주만의 파격적인 응원으로 광현은 시험을 치르지만, 이 또한 왕인 현종이 승인해주지 않았다면 꿈도 못 꾸었을 일. 현종의 개혁의지는 마의가 인의가 되는데 큰 발판이 된다. 시험에 통과해 내의원에 의생이 된 마의, 왕의 병을 진단하는 의생 시험에서 현종과 처음 만나게 된다. 무례를 범하지 않을까 머리를 조아리며, 왕의 생활을 관찰하는 광현. 그가 보기엔 오전 5시에 일어나 하루 두 번 기름진 수라상, 세 번의 간식을 먹지만 운동량이 거의 없고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는 왕이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 의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나,소에게 나타나는 병 ‘담석증’이라고 왕의 병을 진단한 그는 고귀한 왕의 옥체를 동물과 비교했다는 죄로 내의원에서 쫓겨나게 된다. 바른말을 하고도 ‘천한 마의의 신분’을 가진 의생이라는 이유로 갖은 핍박을 받는 광현, 인의가 되는 길은 멀기만 하다. 왕의 병은 위기이자 변화의 기회! 극에서 현종은 왕실을 개혁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 조선 18대 왕이었던 그는 제위기간 내내 권신들에게 정통성 문제로 공격을 당하기 때문이다. “때는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며 대항하는 권신들에 맞서려 하는 현종의 모습은 안주하는 것보다 ‘변화’를 택하는 주인공 광현의 삶과 닮아있다. 현종 본인도 동물에게나 생기는 담석증에 걸렸다 하니 기가 찼을 노릇이었겠지만, 결국 그는 쓰러지고 위중한 상태에 빠진다. 아무리 갑론을박한다 하여도 왕의 옥체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 광현의 멘토였던 고주만은 그를 궁으로 불러와 왕의 치료를 돕게 한다. “위중한 상태는 넘기셨다”는 고주만의 말은 “너의 진단이 맞은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니, 왕의 병이 광현에게는 뛰어난 능력을 뽐낼 기회가 됐던 셈. 구사일생으로 의식을 찾은 현종은 광현에게 “고맙다”며 손까지 잡는 파격적인 성은을 보여준다. 그 후에도 온갖 모략과 음모와 획책을 이겨낸 광현은 극 막바지 복막염에 걸린 현종을 치료하기 위해 복부를 절개해 상처 부위의 피고름을 제거하는 외과수술까지 집도하게 되며, 미천한 신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낸다. 제 생명을 살려준 광현에게 현종은 감복하게 되고, 권신들의 만류에도 광현을 어의로 등극시킨다. 능력 있는 자가 기회를 갖게 되는 사회, 물론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어려운 일이었겠지만 현종이 이루고 싶어하던 개혁은 바로 이런 변화가 아니었을까?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복통 ‘담석증’ -유교상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담석증이란? 담석증은 간으로부터 담즙이 배출되는 경로인 담관이나 담낭에 발생하는 돌(담석)과 연관된 질환을 일컫는데, 인구의 5∼10%가 담석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담석은 발견되는 부위에 따라 담낭 안에 위치하는 담낭 담석과 담석이 간 바깥쪽의 담관에 위치하는 간외담관 담석 및 간 안의 담관에 담석이 위치하는 간내담관 담석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는 환자의 증상, 경과 및 치료에 있어서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담석증의 증상 담석증의 가장 주요한 증상은 복통이다. 담석에 의한 담도성 통증은 주로 흔히 명치라고 부르는 상복부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쪽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데 대개 통증의 강도가 변화 없이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이상 꾸준히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병원을 찾게 되는 많은 환자들은 갑자기 심한 복통이 발생하므로 흔히 “급체했다” 거나 혹은 “심한 위경련이 있었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환자 스스로 섣불리 판단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담석은 그 위치에 따라 담즙이 배출되는 통로를 막아 담낭염, 담관염, 담석성 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담석증의 진단과 치료법 담석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특징적인 통증과 영상 진단이 흔히 이용되는데 영상 진단 방법으로는 복부 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CT),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MRCP)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담석증의 치료 방법은 담석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우연히 발견된 담낭 담석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할 수 있으나, 복통이 동반되거나 담석으로 인하여 담낭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복강경 담낭절제술)을 통하여 담낭을 절제해야 한다. 담관 담석의 경우에는 담관염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치명적인 담관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단되면 바로 담석을 제거해야 하며, 내시경 역행 담도 췌관 조영술(ERCP)이라고 하는 치료내시경 시술을 이용하여 제거한다. 글. 화민 사진. MBC
2013-05-01
-
천천히 걷다 보면 새로운 매력이 보여요 남산 둘레길
바야흐로 대한민국 전체에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걷기 유행을 일으킨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는 ‘남산 둘레길’이 있다.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남산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의외로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다. 겨우내 추운 날씨를 핑계로 집에서 뒹굴뒹굴 거렸다면, 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남산 둘레길을 걸어보자. 둘레길을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남산의 다채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걸으면 걸을수록마음이 힐링되는 곳 서울 시민들에게 남산은 언제든지 가도 되는 편안한 나들이 장소이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남산은 서울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러야 한다고 가이드북에 명시된 한국의 대표 관광지이다. 이 남산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둘레길 산책이다. 남산 둘레길은 N서울타워를 기점으로 남산을 한 바퀴 도는 걷기 코스를 말한다. 코스의 시작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둘레길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30분 정도로 산책삼아 걷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둘레길은 원래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로 조성되었지만, 남산의 공원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되었다. 특히 북측순환로는 ‘웰빙조깅메카길’로 불리며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었고, 남측순환로 역시 2011년부터 순환버스만 통행할 수 있게 되는 등 점점 걷기 좋은 길로 거듭나고 있다. 남산 둘레길로 가는 진입로는 공식적인 길만 15개로 매우 다양하다. 보통 명동역과 동대입구역, 서울역 등 지하철 거점이 되는 곳이 많이 이용되며, 이 가운에서도 가장 애용되는 곳은 명동역과 동대입구역 기점이다. 명동역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한다면, 명동역 1번 출구에서 소파길을 따라가야 한다. 15분쯤 오르면 남산도서관이 나오고, 남산공원 입구에서 남측순환로를 따라 30분쯤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면 N서울타워가 나온다. N서울타워에서 남산의 전망도 보고, 데크를 따라 주렁주렁 걸려 있는 사랑의 열쇠도 보는 등 이것저것 즐긴 후에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전망이 탁 트인 남측포토아일랜드가 보일 것이다. 이곳이 남산 둘레길에서 조망이 가장 탁월하다고 손꼽히는 곳이다. 남측포토아일랜드에서 내리막을 계속 걷다 보면 훤칠한 키의 소나무들이 우거진 솔숲이 나오고, 곧이어 국립극장이 나온다. 그리고 정상을 향해 꾸준하게 오르고 싶다면 남측순환로를, 차가 전혀 다니지 않는 숲길을 걷고 싶다면 북측순환로를 선택하면 된다. 진입로를 시작으로 중간 중간 코스까지 기분에 따라 골라 걷는 재미가 있는 남산 둘레길. 머리를 식히고 싶다거나, 조용히 사색이 필요할 때 또는 누군가와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호젓하고 아름다운 남산 둘레길에 가보자. N서울타워는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전망대에서는 360도 파노라마뷰로 서울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특히 아름답고 찬란한 서울의 야경을 보기에 최적의 장소다. N서울타워 내에는 다양한 레스토랑과 선물가게 등이 입점해 있으며, 이미 너무나 유명해진 데크 전망대에 걸려 있는 수만 개의 ‘사랑의 열쇠’는 색다른 볼거리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조선시대 가옥을 이전 또는 복원하여 그 당시 서울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살펴볼 수 있도록 조성된 장소이다. 가옥뿐만 아니라 가구, 집기, 소품들도 조선시대 모습 그대로 전시하고 있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 밖에도 명절 등에 다양한 전통문화체험 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적인 연극, 놀이, 혼례, 춤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와룡묘는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이며 군사지략가인 제갈공명을 받드는 사당으로 그의 호인 와룡을 따서 와룡묘라 하였다. 고종의 귀비 엄씨가 세웠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치 않으며, 일설에는 사당 뒤에 있는 암벽에 조각된 제갈공명의 영정을 모셔 오다가 철종 13년(1862)에 제갈공명을 추모하는 인사들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매년 음력 7월 23일 와룡선생과 음력 6월 24일 관우를 위해 제사를 지내고 있다. 글. 송유진 / 사진. 중부공원녹지사업소
2013-03-27
-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젊은 의사, 원영웅 혈액종양내과 교수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젊은 의사 원영웅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아직 경력도 짧은데 병원 소식지에 나가기에 좀 이르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원영웅 교수는 처음 인터뷰 요청을 받고 솔직히 심적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기왕 해야 할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하며 웃는다. 이제 전공의 10년차에 접어든 그가 오랜 경력의 선배님들 앞에 나서려니 조금은 쑥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했을 터. 그러나 그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의사로서의 사명감, 환자를 대하는 진정성이 크게 와 닿아 새삼 ‘물리적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보통 의대에 진학하게 되는 계기는 처음부터 의사의 꿈을 키워왔거나 혹은 성적 우수생들이 당연히 선택하는 코스가 대부분. 학창 시절, 물리를 좋아해서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공대에 입학할 예정이었던 원영웅 교수가 의사가 된 계기는 다소 독특하다. "고등학생이었던 당시 종합병원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어요. 우연히 TV를 보다가, 의사라는 전문직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3 여름방학 때부터 의대로 방향을 틀었죠." 담임선생님을 위시해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결국 지금 의사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인연이라는 것은 따로 있는가 보다. 현재 원영웅 교수가 몸담고 있는 혈액종양내과는 빈혈·백혈병·림프종·혈액세포·지혈 등과 관련 있는 혈액내과와 폐암·위암 등 종양내과와 함께 암 치료의 전반적인 것을 내과적인 측면에서 관리하는 과이다. 그는 평소 진로를 생명과 연관된 과를 하고 싶어 내과를 선택하게 되었다는데, 대학병원 교수는 당연히 학문 연구나 학생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첫 번째는 환자 진료가 최우선이라 여기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명의’라고 칭송 받는 선생님들은 환자를 잘 본다고 해서 이를 자랑하거나 크게 내세우지 않으십니다. 의사로서 해야 할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죠." 환자를 잘 보고 진료 잘하는 의사가 꿈인 그이기에 환자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혈액종양내과로의 선택은 자연스러운 이끌림이었다. 환자 진단부터 임종까지 책임지는 사람 첫 진단부터 마지막 임종의 순간까지 환자를 지켜보고 책임져야 하는 혈액종양내과의 특성상 담당 의사는 숱한 이별과 가슴 아픈 순간을 맞이하고 또 보내야 한다. 원영웅 교수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의사는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가끔 생기기도 해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고 말한다. "평소 건강하게 지내시던 분이 건강검진을 받다가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무 증상도 없고 아프지도 않은데, 의사가 암 진단을 내리니 얼마나 놀라고 당황하시겠어요. 그분들을 만나 진단 사실을 알리고 위로해 드리는 가운데 앞으로 있을 예후라든지 치료방법에 대해 가급적 상세하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케이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처음 암 진단에서 임종까지 환자와 의사는 2년 정도 짧은 기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처음 건장했던 모습에서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는 동안 점차 상태가 안 좋아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고, 결국 임종하는 순간까지 감내해야 하기에 혈액종양내과 의사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는 무척이나 무겁고 힘겹다. 환자의 마지막 2년을 가장 가깝게 보는 이로서, 원영웅 교수는 한 분 두 분 떠나보낼 때마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되지만, 가끔 ‘다 나를 두고 가는구나’ 싶은 쓸쓸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한다. 환자에게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야 하는 것이 전공의 초반에는 무척 힘들고 버겁게 느껴졌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조금은 덤덤해지기도 했다는 원영웅 교수. 그는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보니 ‘내가 저 상황이라면……’ 하는 감정이입이 어느 때보다 자주 생기곤 했단다. "일반적으로 임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심폐소생술 문제에 있어, 현재 우리나라는 가족들에게 동의를 구하지만 저는 환자 본인에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되도록이면 환자분에게 병명을 솔직하게 알려드려 환자가 자신의 병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왜 치료해야 하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 위암 판정을 받은 70대 초반 환자분이 계셨는데 건장한 체격에 굉장한 멋쟁이셨어요. 그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임종 순간을 지켜드렸는데, 마지막까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나의 역할이다’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환자와 의사가 서로 깊이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은 아마 규모가 큰 대학병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일에 진심으로 임한다’는 신조 95학번. 실제로 보기에도 원영웅 교수는 상당히 젊어 보였고, 병원 내에서도 ‘젊은 의사’라는 별칭을 듣기도 한다. 그래서 혹시나 환자들의 오해를 살 때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그의 생각은 어떨까? 다른 분야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도입해 앞서나가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 의사는 경험적인 부분이 커서 실제로 연세가 있는 의사들이 우수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학교병원’이라는 생각보다 ‘내가 있는 병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가 몸담고 있는 병원에서 맡고 있는 부분만큼은 다른 병원보다 앞서나간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구나 교육 부문에서는 아직 배우는 단계라 조금 늦을 수 있지만, 진료 분야만큼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고 또 경우에 따라 앞서 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그의 말에 ‘젊은 의사’가 가진 자부심과 패기가 엿보여 기분이 좋았다. 혼자서 종횡무진 혈액종양내과를 이끌어가며 하루 24시간을 부지런히 달려온 결과, 원영웅 교수는 얼마 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개원 17주년 기념 총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간 노력한 것을 인정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른감이 있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란다. 상이 주는 막중한 책임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다. "혈액종양내과는 환자 한 분을 위한 다각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각 분야의 전문가가 최선의 치료 방법을 모색하고 치료 후 계획까지 준비해야 하는 등 모든 것을 조율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를 하는 것이 주된 임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내과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병원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드높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원영웅 교수. 얼마 전 읽었다는 책의 한 구절로 그와의 만남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누구나 변화하길 원하고 누군가 해주기를 원하지만, 실질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며 실질적으로 변화해야 할 대상 또한 자신이다. ( 글. 이용규·사진. 펀 스튜디오 )
2013-01-01
-
성인병 예방 스마트 플래너 - 건강한 생각이 만드는 1년의 행복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 새해라는 것이 또 다른 시작 혹은 새로운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신년에 대해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기회로 삼자’ 라는 것이 긍정적 마인드의 대표적 사례다. 2013년 계사년을 맞이해 희망을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근하신년, 공하신년, 해피 뉴이어 등 새해를 축하하고 복을 비는 마음은 세계 공통이기 때문이다. 희망, 긍정 에너지가 그려내는 경이로운 결과 낙관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매트 비욘디’란 미국의 수영선수 사건을 들 수있다. 금메달 유망주였던 그는 자유형 200m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3위를 하였고, 두 번째 접영 100m 경기에서는 선두를 잘 지키다가 마지막 1미터에서 역전을 당해 금메달을 놓쳤다. 모든 스포츠 전문가들은 이 선수의 다음 경기를 비관적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그는 다음 다섯 경기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러한 사건에 별로 놀라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1988년 초 비욘디 선수의 낙관주의를 테스트했던 마틴 셀리그먼 교수 일행이었다. 훈련 시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연습경기 기록을 보여주며, 거짓말로 실제보다 나쁜 기록을 보여주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기록을 재시도 해보게 하는 실험을 하였다. 대부분의 다른 선수들은 실망하여 기록이 더 나빠졌는데, 비욘디 선수는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낙관적인 사람은 실패의 원인을 변경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 다음에는 성공할 수 있으리라 믿는 반면, 비관적인 사람은 실패에 따른 비난을 스스로에게 돌리며 그 원인을 변화시킬 수 없는 자신의 영속적인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우리에게 더욱 실제적으로 다가오는 사례는 셀리그먼 교수가 미국 최대 생명보험회사인 메트로폴리탄 라이프사의 보험 판매사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다. 늘 경험하는 것이지만, 보험 상품은 대개 승낙보다 거절의 비율이 훨씬 높다. 그래서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고객의 거절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실제로 보험 판매사원의 3/4은 입사 3년 이내에 사직을 하는데, 선천적으로 낙천적인 사람은 비관적인 사람에 비해 2년 만에 37%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고, 비관주의자들은 입사 1년 만에 이직률이 2배 이상으로 많았다. 무조건적 낙천주의자 No! 신중한 긍정주의자 Yes! 선천적으로 낙천적인 성품으로 태어났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주의와 희망은 학습으로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비관적인 보험 판매사원들은 거절을 당할 때 “나는 실패했다. 이제 판매가 힘들 것이다.”라며 우울한 관점에서 비관 또는 패배주의적으로 해석한다. 반대로 낙관주의자들은 스스로에게 “아마 내가 잘못된 접근법을 사용했던 모양이다.” 또는 “그 사람이 지금 기분 나쁜 일이 있나보다.” 라며 실패에 대한 이유를, 자괴감이 아닌 상황 속의 무엇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고객들에게 계속 접근할 수 있다. 물론 막연한 낙관주의는 금물이다. 또한 쉬지 않고 자신을 몰아치는 것도 위험하다. 독일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피로사회’라는 책을 쓴 한병철 교수는 오늘날 성과사회의 폐해가 바로 ‘자기 착취’라고 경고하였다.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자기 착취는 타자 착취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린다고 한다. 그리고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스스로를 자발적으로 착취한다. 즉 자신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것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아침 조회 때 빈혈로 쓰러지던 어린 학생들이 속출했던 것이 불과 몇 십 년 전 일인데, 요즘은 비만이 문제가 되어 다이어트에 골몰하는 시대가 되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나라가 된 것이 칭송 받을 만한 일인지, ‘한강의 기적’을 외국에서 말할 때도 그것이 정말 기적인지 아닌지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듯이 OECD국가 중 우울증 1위의 타이틀도 함께 따라왔다. 이제, 우리도 균형 잡힌 신중한 긍정주의의 길로 향해야겠다.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 등 돌격정신이 필요했던 시대도 있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피로사회라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그래서 옛날 조상들은 “형편 되는 대로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라”라고 말하며 균형을 맞추도록 하였던 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희망을 갖고 새 출발을 하려는 새해가 환하게 밝았다. 올 한해는 가끔씩 자신과 이웃을 돌아보며 함께 가는 건강한 계사년이 되었으면 한다. 글. 박용천 교수(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2013-01-01
-
SOS! 가슴통증 적신호를 사수하라 - 역류성 식도 질환
속을 뒤집는 거북함에서 탈출하라! 가슴쓰림부터 위산역류까지, 역류성 식도 질환 식습관의 서구화와 비만 인구의 증가 등으로 최근 들어 역류성 식도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역류성 식도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은 가슴쓰림과 위산역류 현상이다. 가슴쓰림은 명치끝부터 목구멍까지 식도가 있는부위에 타는 듯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양하여 ‘쌔하다’, ‘쓰리다’, ‘화끈거린다’등의 표현을 하기도 한다. 위산역류는 위산이나 위안의 음식물이 목구멍이나 입안으로 올라오는 것으로우리말로 ‘생목이 오른다’, ‘신물이 오른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대개 식후에 발생하는 경우가많고, 누워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 앞서 언급한 전형적인 증상이 없는 경우, 진단이 어려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천식, 기관지염증상, 만성 기침, 인후염 증상, 목에 걸린 느낌, 쉰 목소리, 목구멍 통증, 협심증 증상과 유사한 흉통이 나타나는 경우다. 흉통이 있을 때에는 협심증·심근경색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심장 검사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 식도 질환에따른 흉통은 통증 부위가 명치에서부터 목구멍까지이며, 물을 먹거나 제산제를 먹으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면 후 2~3시간 후에 위산역류가 동반되면, 가슴통증이나 기침등으로 잠에서 깰 수 있고, 수면장애가 발생해 다음날 일상생활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역류성 식도 질환으로 진단 내리고 확진하려면… 역류성 식도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 약 50% 정도에서 식도와 위가 연결되는 부위의 식도 점막에 미란이나 궤양 등 뚜렷한 점막 손상이 발견되며, 이때 역류성 식도염을 확진할 수 있다. 나머지 50%의 경우는 내시경을 시행해도 정상 소견을 보인다. 내시경 소견이 정상이라고 해서 역류성 식도 질환이 아닌 것은 아니며, 약물치료를 시행한 후 증상이 호전되면 진단할 수있고, 약물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24시간 보행성 식도 pH 검사와 같은 특수 검사를시행할 수 있다.위산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 음식이 내려갈 때 통증이 있거나 음식물이 걸려서 잘 내려가지 않을 때, 출혈(피를 토하거나 대변 색이 새까맣게 나올 때),체중 감소, 빈혈이 있을 때에는 합병증이 있거나 악성 종양이 있을 수 있으므로 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왜 발생하고,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역류성 식도 질환의 발병은 위산·펩산·담즙산 등 위 안에 있는 내용물이 식도로 비정상적으로 역류되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식도와 위장 사이에 있는 괄약근의 압력이 감소하는 경우와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이 늦게 내려가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는 카페인 섭취, 과식, 식사 후 2~3시간내에 눕는 것, 식사 때 물을 많이 마시는 것 등이 있다. 귤·식초와 같은 신 음식, 고지방 음식, 양파, 마늘, 박하, 알코올 등도 피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비만, 흡연, 꽉 끼는 옷을 입는 것, 앞으로 숙이는 자세도 역류성 식도 질환에 나쁜 영향을 끼치므로 피하도록 한다. 역류성 식도 질환은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므로, 위산억제제를 복용하는경우에 80~90% 정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대부분 재발하는 것이 커다란 문제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유지요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알려져 있다. 글. 전용철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12-12-01
-
SOS! 가슴통증 적신호를 사수하라 - 늑막염
당신의 숨 쉬기 운동,안녕하십니까? 날카로운 가슴통증을 일으키는 늑막염 “감기인 줄 알았는데 기침이 멈추지 않고, 기침을 하거나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한쪽 가슴이 심하게 아프다” 이것이 바로 늑막염으로 진단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늑막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장측 늑막과 가슴벽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벽측 늑막으로 이뤄지며, 이 두 늑막 사이의 공간을 늑막강이라 한다. 늑막강 내에는 50ml 정도로 소량의 액체만이 두 막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존재하며, 두 늑막은 서로 거의 붙어 있다. 늑막은 흉막으로도 불리며 이 중 흉막이 좀 더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숨을 위협하는 늑막염의 증상과 진행과정 늑막염은 여러 원인으로 늑막에 발생하는 염증 질환이다. 염증이 늑막을 자극하여 가슴에 통증을 일으키고 분비물을 만들며, 이러한 분비물이 늑막강 내에 고여 흉수가 된다. 흔히 흉수를‘늑막에 물이 고였다’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흉수가 많이 고여 폐를 압박하면 숨이 차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늑막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을 경우, 의사의 진찰과 함께 우선 가슴X-Ray 사진을 찍게 된다. X-Ray 결과 늑막강 내에 고인 흉수가 발견되면, 늑막염을 의심해 흉수검사 또는 늑막조직검사 등으로 원인 질환을 찾고 이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다. 늑막조직검사에서 얻은 조직이 충분하지 않거나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흉강내시경 또는 수술로 진단을 하게 된다. 늑막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가슴 통증이며, 특징적으로 ‘칼로 찌르는 듯하다’, ‘결린다’, ‘담이 들렸다’ 등으로 많이 표현된다. 염증이 있는 늑막 근처의 가슴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며, 깊은숨을 들이쉬거나 기침을 하거나 또는 가슴을 움직일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이를 ‘늑막염성통증’이라고도 하는데, 깊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얕고 빠른 호흡을 보이기도 한다. 흉수가 많이 고이면 폐를 압박해 숨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세균 등의 감염으로 늑막염이 생긴 경우에는 흔히 춥고 떨리며 열이 나는 증상이 흔히 수일 혹은 1~2주 정도 지속된다. 결핵 또는 암으로 늑막염이 생긴 경우에는 체중 감소 및 식욕부진, 전신 쇠약감이 동반될 수 있으며, 고열 및 오한 등의 급성 발열 증상은 흔치 않고,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과를 보인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늑막염의 치료와 예후 늑막염의 치료 및 예후는 질환의 원인에 따라 다르다. 먼저 세균성 폐렴 혹은 폐농양이 있는 환자에게서 나타나 폐의 염증이 주변의 늑막까지 진행된 ‘부폐렴 늑막염’은 늑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조기에 항균제로 치료하면 후유증 없이 빠른 호전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흉수검사결과, 염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치료 후 아무 반응이 나타나지 않거나 치료 후에도 늑막 유착등 갖가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항균제 치료와 함께 흉관을 삽입해 고름과 같은 흉수를 배액하거나 수술로 염증 부분을 제거하기도 한다. 결핵성 늑막염은 늑막 바로 밑에 위치해 있던 폐결핵이 늑막을 뚫고 늑막강 안쪽으로 터져 들어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핵균이 직접 늑막을 침범하기보다는 결핵균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늑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X-Ray 결과상에서 뚜렷한 폐결핵 병변이 없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결핵성 늑막염의 1/3은 급성으로 진행되는 흉통·호흡 곤란 및 발열 등 특징적인늑막염의 증상을 보이나, 2/3는 수주 혹은 1~2개월에 걸친 미열·전신 쇠약감·체중 감소 등이주요 증상이 되기도 한다. 물론,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으나 폐결핵으로 2/3 이상 진행되므로, 폐결핵과 마찬가지로 6개월 표준요법에 따른 항결핵제 치료를 하게 된다. 암으로 인한 늑막염은 ‘악성 흉수’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암은 늑막에서 직접 발생하기도 하나 대부분 늑막의 암은 다른 곳에 생긴 암이 늑막으로 전이된 경우다. 늑막으로 잘 전이하는 암으로는폐암·유방암 및 임파종 등이 있으며, 대량의 흉수로 인한 호흡 곤란이 발생하는 경우에 흉관 삽입 등을 통한 흉수 배액이 필요하다. 또한 가능한 경우 원발암에 대한 항암치료를 고려한다. 글. 김태형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2012-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