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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8:00 | 작은 차이도 놓치지 않는 정밀한 진단의 시작 - 병리과 임상병리사 홍민숙
작은 차이도 놓치지 않는 정밀한 진단의 시작 병리과 임상병리사 홍민숙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병리과 조직병리검사실에서 근무하는 홍민숙 임상병리사는 매일 아침 누구보다 먼저 검사실에 도착해장비와 작업 환경을 점검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작은 차이도 진단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검체 하나하나 세심하게 확인하며 표본 제작에 힘쓰고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홍민숙 임상병리사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환자들의 건강한 일상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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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 프론티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더 깊은 방법, 마음을 읽는 의학의 새로운 좌표 -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철 교수
같은 진단명 아래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무너지고, 또 서로 다른 이유로 견뎌낸다. 박선철 교수는 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임상과 철학, 정신의학의 경계를 오가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서로 다른 작업들은 결국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무엇으로 이해될 수 있는가. 쉽게 단정할 수 없는 마음을 오래 바라보며 그는 오늘도 조용히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간다. Q. 정신건강의학과를 선택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양대학교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스승님들의 가르침이 제 학문적관심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임상강사 시절, 박용천 교수님(현 명예교수)께서 참여했던 「한국형 우울장애 진료지침」 개발 연구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것은 지금도 제게 큰 밑거름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울장애의 정신치료를 근거중심의학 관점에서 재정의하는 작업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별로 시도되지 않았던 혁신적인 연구였습니다. 고려대학교 의대 이민수 교수님을 비롯한 국내 우울장애 분야의 선도적인 정신의학자들과의 교류는 제 학문적 역량과 태도의 중요한 기반이되었습니다. 한편, 작고하신 양병환 교수님께서 칼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 한글번역의 감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경희대학교 의대 송지영 교수님을 비롯한 8분의 정신의학자, 4분의 독문학자, 2분의 철학자가 4년 동안 매달렸던 방대하고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우울장애 진료지침 개발 작업이 제 연구의 폭을 넓혀주었다면, 「정신병리학 총론」 번역 작업은 제 연구를 더욱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정신질환을 단순한 진단 기준만으로 바라보는 접근의 한계를 꾸준히 이야기해 오셨습니다. 현재 정신의학 진단체계에서 가장 고민하고 계신 지점은 무엇인가요?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이하 DSM) 중심 진단체계는 정신의학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진단 기준을 표준화함으로써 연구와 교육, 치료를 체계화할 수 있었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접근성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해외 연수 과정에서 미국 연구자들과 논의하면서 저 역시 그 점을 다시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만 동시에 고민되는 부분은 이러한 진단체계가 지나치게 범주적접근에 머무를 경우 환자의 개별적 고통과 맥락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 렵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장애는 DSM 기준상 동일한 진단명을 갖더라도 증상 조합이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환자는 불면과불안을 중심으로 고통받고 또 다른 환자는 무기력과 자살사고가 핵심 증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진단명 아래 이질적인 상태들이하나의 범주 안에 함께 포함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는 앞으로의 정신의학이 진단과 증상, 개인의 삶의 맥락을 함께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실용적 진단체계의 장점은유지하되, 인간 이해라는 정신의학의 본질을 끝내 놓치지 않아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우울장애의 ‘증상 네트워크 분석’과 개인맞춤형 치료연구를 활발히 하고 계십니다. 해당 연구가 기존 우울장애 진단·치료방식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행 우울장애 진단방식은 여러 증상 중 일정 개수 이상 있으면 하나의 질병범주로 간주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증상 네트워크 분석은 우울장애를 여러 증상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는 네트워크 구조로 이해하려는 접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에서는 불면이 핵심증상으로 작용하면서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고,또 다른 환자에서는 죄책감이나 자살사고가 중심이 되어 전체 증상을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즉,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다 각 환자에게서 중심적으로 작동하는 증상을 개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 접근을 활용해 우울장애의이질성을 보다 정교하게 포착해 실제 임상현장을 더욱 충실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하려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진단 명 중심의 획일적인 치료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증상 구조와 특성에 기반한 보다 정밀한 정신의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Q. 하버드 의대 협력병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수 기간 동안 연구자들과 활발한 공동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해외 연구 현장에서 가장크게 느끼신 점이나 연구자로서의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하버드의대 협력병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도튼 패밀리 양극성장애 치료혁신센터(Dauten Family Center forBipolarTreatment Innovation)에서 연수하면서, 앤드류 니렌버그 교수와마수드 카말리 교수 등 기분장애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연구자들과 함께연구하고 토론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미국연구자들이 생각보다 훨씬 실용적인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었습니다.저는 오랫동안 정신의학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놓치고 지나치게진단기준 중심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지연구자들과 논의하면서 DSM과 같은 단순화된 체계가 있었기에 정신의학이지금처럼 발전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을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저 역시 연구를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달라졌습니다.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동시에실제 임상 현장과 사회 속에서 작동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 역시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국 정신의학 역시 ‘본질’과 ‘실용’사이의 균형 위에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DSM 중심 진단체계의 한계를 고민하면서도 동시에 그 체계가 정신의학 발전에 기여한 부분 역시 중요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본질’과 ‘실용’ 사이에서 현재 정신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정신의학이 본질과 실용 중 어느 한쪽만 선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질만 강조하면 정신의학은 지나치게 철학적이 되어 실제 임상에서 활용되기 어려워질 수 있고, 반대로 실용만 강조하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DSM은 분명 정신의학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진단기준을 표준화하고 연구 가능성을 높였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접근성을 향상시켰습니다.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결국 진단 기준이라는 언어만으로 모두 담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환자의 삶의 가치, 지나온 여정, 관계 속 맥락 등도 분명 중요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전 분야에 걸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정신의학 역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정신의학의 실용성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될 것입니다. 진단과 평가, 약물 선택과 치료반응 예측 등 많은 과정이 훨씬 더 정교해질 것입니다. 정신의학은 여전히 ‘병적 상태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학술적 질문이면서 동시에 임상적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신의학 역시 인간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는 확신보다, 인간을 끝내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는 인식론적 겸손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국제 정신건강 분야 주요 학술지의 부편집위원으로 선임되시는 등 국제 학술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 정신의학 연구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코리아’라는 이름 자체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실감합니다. 저는 Psychiatry Investigation, Acta Neuropsychiatrica, International Journal of Mental Health and Addiction 등 SCI-E 등재 국제학술지에서 부편집인으로 위촉되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 의학연구자에 대한 신뢰도 향상이 가장 큰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의학연구자들이라면 우수한 연구역량과 윤리태도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에 제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신의학 연구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학문적 역동성과 빠른 변화에 대한 민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정신건강 문제 역시 독특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쟁, 고립, 사회적 압박, 자살 등 현상은 단순히 한국 사회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세계가 함께 고민하게 될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한국 정신의학이 단순히 해외 연구를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사회문화적 맥락과 실제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시아 정신의학의 특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 연구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Q. 긴 시간이 걸리는 연구를 이어가다 보면 ‘이건 꼭 해내고 싶다’는 순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 그런 연구는 무엇인가요? 한번은 제가 연구라는 활동을 통해 이뤄낸 논문이라는 결과물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쓴 논문이나 교과서 중 다음 학문세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과연 몇 편이나 될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논문과 교과서를 썼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결과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칼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과 에밀 크레펠린의 「정신의학」 번역의 감수 작업은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한국정신의학의 기초를 건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야 하듯 꼭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향력이 큰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출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영역’에서 연구결과물을 내려고 합니다. 제가 정신병리학 고전의 한글번역이나 북한 정신의학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정신병리학 고전 한 편을 번역하고 있어, 언젠가 그 번역본으로 다시 한 번 인사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연구와 진료, 교육, 저술 활동까지 폭넓게 이어가고 계십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교수님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진 몇 안 되는 재주는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글을 쓰게 하는 동기는 누군가가 언젠가는 읽어주었으면 하는 욕망이라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한 번은 제 연구 활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쩌면 내가 그간 끊임없이 의미 없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허망함에 잠시 빠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연구라는 일이 결국은 대부분 잊혀지는 작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연구자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제 연구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낳았을 때 한양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동문 선후배님들께서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해주시고 기뻐해주셨던 것이 제게는 큰 응원과 지지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제 연구가 더 이상 저만의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제 욕심에서 시작한 연구이지만 그 결과가 한양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의 브랜드파워를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논문이라는 것이 대부분 세간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잊혀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제 연구 활동의 독창성이 한국정신의학의 기본골격을 구성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작은 벽돌 하나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구라는 것을 놓지 않고 지속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도스토옙스키가 말했던 것처럼 인간은 끝내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 존재이기에, 연구 역시 완결이라기보다 끊임없는 접근의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양대학교병원을 찾는 환자분들과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한양대학교 구리병원을 찾는 환자분들께는 먼저, 병원을 찾은 것 자체가 이미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온다는 것은 약하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고통을 더 이상 혼자 견디지 않겠다는 결심에 가깝습니다. 저는 환자를 진단명으로만 보지 않으려 합니다. 우울장애, 불안장애라는 이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분은 어떤 삶을 살아오셨고, 왜 지금 이런 고통 앞에 서 계신가’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진료실에서 제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태도는 이것입니다. 사람은 병명보다 크고, 증상보다 깊습니다. 어쩌면 정신의학은 결국 한 인간을 끝까지 단정하지 않으려는 노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료진에게도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때로 지치고, 반복적이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고통을 쉽게 단정하지 않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태도는 의료가 마지막까지 잃지 말아야 할 품위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피터 쉐퍼의 희곡 「아마데우스」 중 한 대사를 이용해서 인터뷰를 마치고자 합니다. 여러분과 저의 하루하루가 ‘위대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이야기’로 채워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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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같은 방향으로 끝까지 함께하는 진료 - 소화기내과 안지현 교수
[소화기내과 안지현교수] 간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이미 오랜 시간을 병과 함께 보내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순간은 환자가 지나온 시간을 함께 이해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 가깝다. 안지현 교수의 진료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는 데에서 출발한다. 치료를 위한 판단을 내리는 동시에, 그 판단이 환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이어질지를 생각하는 것. 그래서 안지현 교수에게 진료는 한 번의 결정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긴 시간을 함께 건너가는 과정이다. 진료는 그 시간을 어떻게 함께 지나가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환자와 함께 걷는 동반자로 남고 싶습니다. 한마디에서 시작된 길 안지현 교수가 의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과학고에 재학하던 시절, 다양한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시기에 부모님이 건넨 한마디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이라는 말이었다. 막연하던 선택의 방향은 그 문장을 계기로 조금씩 또렷해졌다. 내과를 선택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중에서도 소화기내과, 특히 간질환 분야는 한 번의 치료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간염에서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라면 환자는 긴 시간을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의사는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시간을 함께 지켜보고 이어가는 일이 되는 것이다. 간질환 치료는 정해진 하나의 해답이 있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을 조합해 나가는 과정에 가깝다. 수술, 시술, 약물치료가 서로 다른 시점에서 연결되며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조합하는 과정이 중요하죠. 이 과정은 마치 하나의 예술과도 같습니다.” 안 교수의 말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몸의 상태와 살아온 시간이 다르고, 그에 따라 선택의 방향도 달라진다. 그래서 치료는 하나의 공식으로 완성되지 않고, 여러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환자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결국 안 교수에게 치료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맞는 답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지치지 않도록 곁에 머무는 일 안 교수가 간질환을 진료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치료의 성과보다 ‘지속의 힘’이다. 치료가 길어질수록 환자와 보호자는 점점 지치기 쉽고, 그 시간은 단순히 의료적인 과정이 아니라 삶의 무게로 다가온다. 반복되는 검사와 치료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경과 속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도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환자가 자신의 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다음 선택을 하기까지 망설임이 길어지는 순간도 많다. 때로는 설명보다 침묵이, 판단보다 기다림이 더 필요한 순간도 있다. 그럴 때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환자의 속도에 맞춰 함께 걸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환자분들이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간암이 재발하는 순간은 환자에게 큰 좌절로 다가온다. 그동안의 치료 과정을 지나왔음에도 다시 같은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 무게는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다. 그런 순간일수록 남아 있는 치료의 가능성을 하나씩 짚어주고,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차분히 전한다. 희미해진 방향을 다시 또렷하게 잡아주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힘든 순간에도 여전히 치료 방법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집중합니다.” 절망의 순간에서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돕는 것. 때로는 그것이 치료 이상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안 교수에게 진료는 병을 다루는 일을 넘어 그 시간을 끝까지 함께 버텨내는 일에 가깝다. 오래 남는 것은 결과가 아닌 순간들 오랜 시간 진료를 이어오다 보면 수많은 환자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또렷하게 남는 장면들이 있다. 반복되는 출혈로 여러 차례 입원을 거듭하던 환자가 힘든 시술 과정을 견딘 뒤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던 모습은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반대로, 반복되는 복수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같은 과정을 되풀이해야 했던 환자의 시간은 쉽게 잊히지 않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그 시간 속에는 의료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고민과 함께 그럼 에도 끝까지 함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담겨 있다. 서로 다른 결과를 마주했지만 한쪽에는 회복으로 이어진 안도의 순간이, 다른 한쪽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한계와 질문이 함께 남는다. 그 두 기억은 의사로서의 보람과 동시 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진료는 단순히 결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어떤 치료를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얼마나 함께 고민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환자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도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판독 영상을 마주하게 될 때 내 앞에 환자가 있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죠.” 더 깊이 바라보는 시선 안 교수에게 프랑스 파리 INSERM에서의 연수는 그동안의 생각에 또 다른 깊이를 더해준 시간이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간종양 유전체 연구기관으로, Jessica Zucman-Rossi 교수와 Jean-Charles Nault 교수를 중심으 로 유럽 각지의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를 수행했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마주한 연구 현장은 속도보다 방향 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었다.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내 는 것보다 충분한 토론과 고민을 통해 하나의 가설을 다듬 고 데이터를 해석하는 과정 자체에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한국에서는 빠른 결과를 내는 데 집중했다면, 프랑스에서 는 연구 가설을 충분히 토론하고 결과를 깊이 있게 해석하 는 과정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 연구 결과를 단순히 도출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어떻게 전 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역시 중요한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논문에 실을 그림을 함께 수정하며 ‘인상파 작품 같다’는 평가를 들었던 순간은, 연구가 단순한 데이터의 나 열이 아니라 해석과 표현까지 포함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했다. 이 경험은 안 교수가 의학을 바라보는 태도로 이어졌고, 결 국 좋은 연구와 진료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낼 때 완성된다는 점을 깨닫게 했다. 더 넓게 바라보는 시선 프랑스 파리에서의 연수는 안 교수에게 연구 이상의 의미 를 남겼다. 그곳에서 마주한 연구 환경은 결과를 빠르게 도 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하나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 서 바라보고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다. 방대한 조직 샘플이 체계적으로 수집되고, 여러 연 구자들의 시선을 거치며 새로운 의미로 이어지는 흐름은 인상적이었다. 연구가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 라 구조와 시스템 속에서 더 넓게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진료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졌 다. 환자의 임상 정보 역시 단순한 기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이해하고 확장할 수 있는 하나의 출발점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다른 시간 과 조건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하기 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것이다. 진료실을 벗어난 시간 또한 그 시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었다. 안 교수에게 가족과 함께한 여행과 일상, 그리고 책과 전시를 통해 접한 다양한 표현과 해석은 기존의 틀을 벗어 나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현대미 술이 보여주는 자유로운 시선은 정답이 아닌 가능성 속에 서 방향을 찾아가는 진료의 과정과도 닮아 있었다. 결국 안 교수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을 정확히 찾아 내는 능력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환자를 이 해하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더 넓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 일이다.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확장된 안 교수의 시선은 오늘의 판단을 더욱 깊고 단단하 게 만든다. 그리고 안 교수는 오늘도 환자 한 사람에게 가 장 맞는 답을 찾아가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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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 프론티어] 빅데이터 연구로 밝히는 피부과학의 새로운 미래 - 서현민 피부과 교수
임상의로서 환자의 질환을 고치고, 대학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치며, 연구자로서 의료발전에 기여할 중요한 연구에 몰입한다. 서현민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피부과 교수에게는 어느 하나 소홀해선 안 될 ‘사랑의 실천’이지만, 즐거움을 셈한다면 연구 쪽으로 살짝 무게가 기우는 것도 같다. 서 교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연이어 발표해온 젊은 연구자다. 난치성 피부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물론, 미세먼지와 아토피피부염의 연관성을 밝히는 등 대중에게 관심도 높은 연구 주제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는 연구의 의미와 목적을 늘 중심에 두고서 누구보다 ‘즐겁게’ 연구를 수행한다. Q. 교수님께서는 피부과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오셨습니다. 가장 처음 진행하셨던 연구는 무엇인가요? 전공의 시절에 수행했던 연구가 기억납니다. 당시 다양한 레이저 치료를 경험하면서, 얼굴에 회청색 반점이 나타나는 오타모반 환자들에게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타모반은 어릴 때 발생해 평생 동안 심리적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질환이지만, 레이저 치료를 통해 비교적 효과적인 개선이 가능합니다. 당시 저는 ‘나이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지 않을까, 어릴수록 치료 횟수가 적더라도 더 잘 호전되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논문 초안을 작성해 지도교수님께 보여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경험이 연구에 대한 긍정적인 첫 기억으로 남았고, 지금까지 연구를 쉼 없이 이어오게 만든 출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수행하신 연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의미가 큰 연구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연구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기관 책임연구자(PI)로서 수행한 첫 임상연구인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1/2상 임상연구(Phase 1/2 trials of human bone marrow-derived clonal mesenchymal stem cells for treatment of adults with moderate to severe atopic dermatitis)’입니다. 환자 모집부터 연구 운영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연구 종료 후 직접 데이터를 분석해 논문으로 정리했고, 2024년 피부 알레르기 분야 대표 저널인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발표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2024년 봄에는 이 연구를 미국피부과학회에서 구연 발표하는 뜻깊은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박사학위 연구로 수행한 ‘수면장애와 원형탈모증 및 자가면역질환의 연관성 연구(The risk of alopecia areata and other related autoimmune diseases in patients with sleep disorders: a Korean population-based retrospective cohort study)’로, 정신건강의학 및 신경과학 학술지인 『Sleep』에 2018년 게재되었습니다. 피로하거나 수면이 부족할 때마다 아프타성 구내염을 반복적으로 앓았던 경험이, 수면과 자가면역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져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면장애로 약을 복용하거나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들이 이후 원형탈모증 및 자가면역질환에 걸렸는지 확인하고, 이를 비 수면장애자와 비교한 결과, 예상보다 위험도가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담은 박사학위 논문이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논문상을 수상했고, 이후 원형탈모증이나 백반증, 홍반루푸스 환자들을 진료할 때 수면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빅데이터 기반 연구를 활발히 수행 중이십니다. 어떤 계기로 빅데이터 연구를 시작하셨고,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전임의 시절에 처음 빅데이터 연구를 접하면서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를 활용해 대상포진 등 여러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다소 생소한 분야였지만 이전부터 통계와 컴퓨터를 활용해 자료를 다루는 일을 좋아했던 터라 제 적성에 잘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이후 교수가 되어 ‘나만의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주제를 고민하게 되었고, 빅데이터 연구 특성을 고려해 질병 정의의 오류가 비교적 적은 피부질환인 원형탈모증을 대상으로 암 발생 위험에 대한 연구를 직접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통계 프로그램인 SAS나 R의 파일을 여는 것조차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외국어를 새로 배우는 마음으로, 검색과 함께 통계학 서적을 보며 코드를 하나하나 작성해나갔습니다. 의도한 대로 결과가 실행되었을 때 느낀 짜릿함이 이후 연구를 지속하게 만든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Q. 2021년 ‘대기오염 노출이 아토피피부염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연구의 배경 등이 궁금합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운동을 망설이게 되다 보니 괜스레 속상해지곤 했습니다. 그러다 ‘피부질환과 미세먼지 데이터를 결합해 질병 연관성을 살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가장 관심이 큰 아토피피부염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 및 미세먼지 노출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게 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자 거주지 자료와 기상청의 기상 데이터, 한국환경공단의 미세먼지 측정소 코드가 서로 달라 이를 하나로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았고, 결측치도 많아 전국 지도를 찾아보며 지역 간 거리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진행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모두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증명한 이 연구는 ‘Exposure to air pollution and incidence of atopic dermatitis in the general population: A national population-based retrospective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미국피부과학회지에 실리는 성과로 이어져 개인적으로는 가장 의미 있는 연구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Q. 현재 진행 중이시거나 최근 관심을 두신 연구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전임의 시절부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연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혈당 변동성과 수면의 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피부질환의 악화 및 병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주제로, 한국연구재단 과제에 도전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선정된다면 향후 5년에 걸쳐 장기 연구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사용과 안과 합병증 발생에 대한 빅데이터 연구가 아토피피부염학회 연구사업으로 선정되어 진행 중이며, 줄기세포 연구와 연계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혈청 분석을 통해 면역학적 적합성을 탐색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 연구란 어떤 의미인가요? 피부과 의사라고 하면 흔히 개원가의 미용 진료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개원가에서 임상에 전념하는 피부과 전문의들이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즐거운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피부과를 선택했던 전공의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는 피부과 진료 자체에 매력을 느껴 이 길을 선택했고, 전공의 시절에 임상연구를 직접 논문으로 정리하며 연구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는 저를 지금의 자리, 대학병원 교수라는 길에 계속 머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연구의 의미와 목적입니다. 빅데이터 연구를 하다 보면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만 임상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결과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임상의로서 이 결과가 실제 환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연구의 질적 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가치는 연구 윤리입니다. 과거에 건선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을 분석한 논문을 투고한 뒤, 데이터 상에 수정 불가능한 치명적 오류가 있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리뷰를 받은 논문이었지만 깊은 고민 끝에 투고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설령 좋은 논문으로 발표되더라도 스스로에게 평생 부담으로 남는다면, 연구자로서 자격을 잃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뿌듯함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몇 년 전 전체 교수 연수회에서 의과대학 학생 대표가 임상실습 후기를 발표하면서, 저에 대해 ‘진료실에서 환자와 학생 모두에게 설명을 잘해주셨다’는 평가를 했을 때가 가장 기뻤던 순간입니다. 그때 기억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힘을 내게 해줍니다. 연구자로서는 대한피부과학회의 오헌학술상 수상이 큰 의미가 있었지만, 사실 논문을 투고한 뒤에 좋은 리뷰가 담긴 메일을 처음 받는 그 순간들이 연구를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기쁨인 것 같습니다. Q. 지친 자신을 일으키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거의 매일 10㎞ 가까이 달립니다. 마라톤은 벌써 일곱 번 완주를 했습니다. 머릿속이 불필요한 생각으로 가득 찰 때가 굉장히 많은데, 달리기를 하는 순간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거나 생산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전에는 집에서 술을 한두 잔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는데, 다음 날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달리기를 하면 몸은 피곤하지만 더 건강해지고 스트레스도 더 잘 풀려서 7~8년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갖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감사하게도 올해 9월부터 1년간 미국으로 장기연수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출판한 피부레이저학 교과서에 제가 간행이사로 참여했었는데, 이와 연계해 미국의 레이저센터로 연수를 가서 임상과 연구 경험을 넓힐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연구 아이디어들을 논문으로 정리하고, 진행 중인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연구재단 과제로 선정된다면, 향후 연구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현민 교수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설립 이념이자 정신을 실천하는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진료와 연구는 서 교수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이자 주어진 소명이고 역할이다. 사랑을 실천하면 할수록 즐거움이 부풀어 오른다는 점에서, 서 교수의 연구 열정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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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학을 통한 진단과 치료 범위가 좀 더 넓어지길 기대합니다, 핵의학과 김지영 교수
[핵의학과김지영교수] 핵의학은 의학의 분야가 아닌 의과학의 한 분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핵이라는 단어 때문에 일단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생소한 핵의학을 통해 치료 범위가 보다 넓어지길 바라며 오늘도 연구에 매진하는 김지영 교수를 만났다. 그 누구보다 환자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판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앞에 환자가 있다는 마음으로 판독합니다. 조용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의사 조용하면서도 다부진 말투, 조목조목 핵의학에 대해 설명해주는 모습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김지영 교수. 그녀에게 ‘의사’라는 직업이 딱 맞는 옷 같아 보였다. “원래 처음부터 의사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는 어렸을 때부터 의대를 권유하셨는데 처음에는 크게 흥미가 없어서 다른 단과 대학교를 선택했죠. 그런데 대학에 입학해서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젊었을 때 뭔가 더 전문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 끝에 의사만큼 전문적인 일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다른 학교, 다른 과를 다니다가 의대로 전향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그녀 안에 숨겨진 넓은 스펙트럼이 더욱 궁금해진 다. 어떻게 이름도 생소한 핵의학과 교수가 되었을까. 의과대학 학생 때는 내과 공부가 너무 재미있었고 내과 전문의를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옛말에 다정도 병이라고 하지않나. 인턴 때 내과를 비롯해 여러 임상 과들을 돌면서, 김지영 교수의 따뜻한 마음이 자꾸 환자의 아픔에 너무 감정이 입이 되어 결심한 것이 ‘환자를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지만 환자를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과’전문의였다고. “제가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분과를 선택해야 할 때 영상의학과 의국 선배이시기도 했고, 현재 한양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님이신 최윤영 교수님께서 핵의학을 추천해 주셨어요. 누구든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누군가의 말, 사건들이 있잖아요. 저한테는 최윤영 교수님의 추천이 딱 그런 셈이었죠. 영상의학과와 핵의학과 수련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교수님들을 뵀는데 그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소하지만 잘 한 선택, 핵의학 핵의학과는 여러 질환으로 대학병원에서 핵의학 검사를 촬영해보거나 암에 걸려 PET-CT를 찍어본 환자나 그 보호자만이 어렴풋이 이해한다. 환자만 직접 대면하여 진료하고 치료하는 과는 아니지만, 각 진료과의 뒤에서 여러 중요한 검 사를 진행하면서 진단 검사, 진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있다. ‘그렇다면 암 환자가 아니면 핵의학과와의 접점이 전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김지영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최근에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과정에서도 핵의학 영상을 많이 찍고 있습니다. 그리고 뼈 스캔, 심근관류 스 펙트 등 굉장히 다양한 검사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암 환자를 위한 과는 아니랍니다.” 이어 “신체를 해부하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환자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판독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영상을 판독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라며 그래도 본인의 판독으로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고 환자의 예후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핵의학과를 선택한 것은 의사가 되기로 결정한 것 다음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환자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다학제 진료를 통해 가끔 환자 및 가족들에게 진단 치료과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데 그때가 유일하게 환자를 마주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는 김지영 교수. 판독실에서만 보내는 것이 지겹지 않느냐는 우문을 했더니 그녀는 현답을 내어놓았다. “처음 암 진단 때부터 여러 장기로 암이 전이된 젊은 여성분의 영상을 판독한 적이 있어요. 다학제 진료에서 그분을 실제로 뵙고 영상을 설명하려고 하니 이상하게 죄송스럽고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기계적으로, 어디에 전이가 되었는지 습관적으로 판독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어요. 그 이후로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객관적으로 판독해야 하는 사람이지만, 환자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하게 됐다고 할까요? 판독 영상을 마주하게 될 때 내 앞에 환자가 있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죠.” 지루할 틈이 없음과 더불어 환자에 대한 애정을 여과 없이드러낸 셈이다. 최근 김지영 교수는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코로나19와 연수 시기가 맞물려, 계획한 만큼 연구 역량을 펼치진 못해서 못내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보낸 시간들이 원동력이 되어 연수 이후에 더 많은 핵의학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핵의학과는 대부분의 진료과와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진단과 치료 분야에 다양한 방사선 의약품도 개발되고 있어, 멀지 않은 미래에 질환의 특이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 의약품들이 개발돼 다양한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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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두려움 대산 이해로 다가가기 _2월 4일 세계 암의 날 - 소화기내과 주현돈 교수
글.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현돈교수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췌장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얼굴이 굳어진다. “발견되면 끝이라던데요?” “방법이 없는 암 아니에요?” 같은 질문도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췌장암은 막연한 공포의 대상 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정작 췌장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역할 을 하는 장기인지, 혹은 위험 신호가 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대 부분 잘 모른다. 알려진 것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훨씬 많다. 사실 췌장암은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변화와 신호 안에서 충분히 힌트를 발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췌장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췌장은 우리 몸 깊숙이 위치해 조용히 일하는 장기로, 암이 생겨도 드러나는 증상이 비특이적이라 신호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췌장암은 대비가 가능한 암이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이해를 중심에 놓고서, 췌장암을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췌장은 위 뒤편, 등 가까이에 붙어 있는 길고 납작한 장기다. 겉으로 만져지지 않고 내부 깊은 곳에 자리해 조용히 일을 한다. 소화를 돕는 효소를 만들고,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내보내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문제는 이 조용함이 병이 생길 때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췌장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거의 없다. 실제로 미국·영국 설문에서 일반인의 80% 이상이 췌장암의 증상을 한 가지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두렵고,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더 늦게 발견되는 것이다. 신호는 분명히 있다! 단, 놓치기 쉽다 췌장암은 소리 없이 자라지만, 완전히 ‘증상 없는 암’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이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보이는 비특이적 증상이라 스스로 눈치채기 어렵다. 가장 흔한 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식후 상복부 통증이 등까지 이어질 때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거나 식욕이 감소할 때 -피부나 눈,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기존 당뇨가 급격히 악화될 때 특히 새로 발생한 당뇨는 최근 연구에서 중요한 초기 단서로 반복 적으로 언급된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누군가에게는 더 가까운 암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일수록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췌장암 가능 성이 더 높아진다.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다음과 같다. -50세 이상 -흡연 -당뇨병 보유자 -만성췌장염 환자 -가족 중 췌장암이 있는 경우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췌장은 ‘멀리 있는 장기’가 아니라 ‘내가 챙겨야 할 장기’가 된다. 빠르게 발전하는 진단 기술 과거에는 췌장암을 찾는 일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CT, MRI, 초음파 내시경 등은 종양이 작을 때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해졌고, 혈액에서 암의 DNA 조각을 분석하는 순환 종양 DNA 검사, 단백질 패턴 기반 조기 진단 기술 등 새로운 시 도도 이어지고 있다. 췌장암은 여전히 쉽지 않은 암이지만, 예전처럼 손 놓을 수밖에 없던 시대는 지났다 다양하고 정교해진 치료 췌장암은 ‘수술이 거의 불가능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치료는 훨씬 더 발전했다. 전이가 없는 경우 종양을 줄인 뒤 수술 기회를 만드는 선행 항암치료, 정위 방사선치료 및 중입자치료, 복잡한 췌장 수술을 정교하게 수행하는 로봇·하이브리드 수술, 암의 유전적 특징에 맞춘 특정 환자에게 효과적인 면역항암치료까지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 치료법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 다는 뜻이다. 두려움은 지식을 이길 수 없다 췌장암은 ‘겁나는 암’이지만 ‘알 수 없는 암’은 아니다. 막연한 공포는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지만, 정확한 정보는 몸의 변화를 이해하 고 조기에 대응할 힘을 준다. 작은 통증 하나, 갑작스런 체중 변화, 혈당의 이상 등 몸이 보내는 신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췌장암을 앞서가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위험 요인을 알고, 필요할 때 검사를 받는 것. 그 작은 실천이 생명을 구 할 수 있다. 췌장은 보이지 않는 장기지만, 여러분의 관심과 인식만큼은 꼭 보이길 바란다.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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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건강 주치의_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예후가 가장 좋은 암 - 외과 김형석 교수
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글. 김형석 교수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외과 갑상선암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인 갑상선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만져지는 혹, 목의 이물감,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암이 커질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어 조기 검진이 상당히 중요하다. 예후가 가장 좋은 암으로 꼽히며, 치료 후에는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갑상선암이 재발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결과가 좋은 편이다. 아내 권유로 건강검진을 했다가 갑상선암 초기 진단을 받은 배우 진태현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 5개월 만에 하프마라톤과 두 번의 10km 대회를 완주하며 대중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갑상선암 극복 과정을 털어놓으며 많은 응원을 받았던 그는 갑상선암 완치와 함께 최근에는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연예계를 대표하는 러너로 러닝 전파에도 나서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를 보면, 갑상선암은 2022년 남녀 모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암 중 하나가 갑상선암이다.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방치했다간 자칫 주변 장기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배우 진태현이 이겨낸 갑상선암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자리한 아주 작은 내분비기관이지만, 우리 몸의 에너지사용, 체온, 심장박동, 신경계 기능까지 폭넓게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곳에 생기는 결절(혹) 중 약 5~10%는 갑상선암으 로 진단된다. 최근에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에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조기 발견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갑상선암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암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3~4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왜 생길까? 갑상선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방사선 노출 어린 시절 두경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방사선 사고에 노출된 경우 위험이 증가한다. 노출 시점이 어릴수록 위험도가 더 높다. 유전적 성향 특히 수질암은 가족력과 특정 유전자 변이와의 관련성이 잘 알려져 있다. 유두암과 여포암에서도 가족력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 여성 호르몬 및 연령 여성에게 흔하고 40~60대에 많이 나타나는 것은 호르몬과 생리적 변화가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갑상선질환 동반 갑상선염이나 기존 결절이 있는 경우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질환이 반드시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 및 생활요인 요오드 섭취의 불균형, 비만,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결정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기검진이 중요한 이유 갑상선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 매우 특징적이다. 대부분 정기검진 중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며, 암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는 만져지는 혹, 목의 이물감, 쉰 목소리, 음식을 삼키기 어려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러한 증상만으로 암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한 진단 기준이 명확해지고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면서도 조기 발견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료 지침이 발전하고 있다. 어떻게 진단할까? 갑상선암의 진단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하다. 초음파 검사 결절의 형태·경도·혈류 등을 평가해 악성 가능성을 예측한다. 세침흡인세포검사(FNAB) 초음파로 관찰되는 결절이 의심스러울 때 가는 바늘로 세포를 채취해 확인한다. 정확도가 90% 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시술 부담도 거의 없다. 추가 영상 검사 암이 확실하거나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CT·MRI·PET 등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필요한 경우에만 조직 검사를 시행하며, 크기가 매우 작고 저위험군인 결절은 바로 수술하지 않고 ‘활동적 감시(Active Surveillance)’를 적용하는 전략도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부분 완치가 가능 갑상선암은 전체 암 중에서도 예후가 가장 좋은 암에 속한다.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매우 높고, 전이가 있더라도 적극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술 치료 가장 기본적인 치료다. 암의 크기와 위치, 전이 여부에 따라 엽절제술(반절제) 또는 전절제술(전체 제거)을 선택한다. 수술 후 목 흉터가 걱정될 수 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 등으로 절개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RAI) 수술 후 남아 있는 갑상선 조직이나 전이를 제거하기 위해 시행한다. 유두암과 여포암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갑상선호르몬 보충 및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억제 요법 전절제 후에는 평생 호르몬을 복용해야 한다.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갑상선자극호르몬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진행성 암의 치료 방사성 요오드가 듣지 않는 경우 또는 진행성·전이성 갑상선암에서는 표적치료제, 외부 방사선치료, 면역항암치료(선택적 적용) 등 최신 치료가 활용된다. 치료 후 관리는? 갑상선암 치료 후에는 재발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자극호르몬과 티록신(T4), 티로글로불린(Tg)의 수치를 확인하고, 경부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암의 재발 여부를 확인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한데,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요오드 섭취, 체중 관리 등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호르몬제는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 후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하며, 장기 생존율도 매우 높다.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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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과 이해의 길을 걷는 의사,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철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철 교수]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처럼, 한국인 대부분은 경쟁에서 이겨야만 자기 존재를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이처럼 개인을 상대적인 가치로 판단하는 분위기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등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박선철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간을 절대적인 가치, 즉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전환이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로 생각한다. 어떻게든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은 환자의 몫이기에, ‘주려고도 하지 않고 주지 않으려고도 하지 않는’ 자세로 환자를 진료합니다 드라마로부터 시작된 길 박선철 교수를 의사의 길로 이끈 동력은 9할이 드라마였다. 물리학이나 수학 같은 자연과학에 심취해 의사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던 그는 TV 드라마 종합병원을 시청한 뒤로 뭐에 홀린 듯 의대에 지원했다. 이후 녹록치 않은 의대생활을 겪으면서 가끔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의학에서 환원주의는 질병이나 생명 현상, 인체 구조를 원자, 분자, 세포, 조직 등 더 작은 단위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말한다. 그는 환원주의를 뛰어넘어 인간이라는 존재 전체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정신의학의 관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진로로 정했다. 환자를 면담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이자 의대 교수로 일하면서 그는 오늘날 정신의학이 단순화나 편의성에 치우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과 맞닥뜨렸다. 예를 들어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만든 정신장애 분류 매뉴얼인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은 우울장애를 진단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만 환자 개인마다 차별화되는 고유성까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DSM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거의 표준처럼 사용하는 진단 기준입니다. 우울장애 경우에는 총 9개 증상항목이 있는데, 이들 중 5개 이상에 해당되면서 ‘기분 저하’와 ‘흥미 감소’ 중 하나를 나타낼 때 진단합니다. 하지만 같은 우울장애 환자라도 개인마다 임상 양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동반되는 증상과 질환들까지 고려한다면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지요. 우울장애를 진단기준만을 통해 단편적으로 접근할 경우 치료의 한계에 봉착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정신질환의 본질에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유럽에서 출발한 정신의학이 미국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우리나라에 정착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인간 존재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본질과 실용의 갈림길에서 박선철 교수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의대 협력병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도튼 패밀리 양극성장애 치료혁신센터(Dauten Family Center for Bipolar Treatment Innovation)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앤드류 니렌버그 교수와 마수드 카말리 교수 등 기분장애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자들과 정신질환 진단체계의 향후 발전방향, 기분장애 증상의 네트워크 분석 등에 대해 활발히 토론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평소 생각했던 정신질환 진단단위의 본질과 현황, DSM의 문제점에 대해 미국 의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 다. 그러면서 앓던 이가 빠지듯 오래된 의구심이 사라졌다. “DSM처럼 간단하게 도식화된 체계가 있었기에 정신의학이나 정신과 약물치료가 오늘날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보다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근본주의 태도만 고수했다면 지금처럼 대중화되기는 어려웠을 테니까요.” 그는 현대 정신의학이 그러하듯, 현상의 본질을 파악해서 특징을 식별하고 개념을 단순화해 과감히 덜어내는 실용적인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배움을 얻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 곧장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장의 책들부터 덜어냈다. 책뿐만 아니라 생각에서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여겼던 수많은 것들을 줄이려고 애썼다. 연구와 학술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 그는 임상 현장의 문제의식과 학문적 질문을 연구로 확장해 나갔다. 해외연수 기간 동안, 정신질환 진단체계의 향후 발전 방향과 기분장애 증상의 네트워크 분석 논의는 풀브라이트 교수 연구 장학 프로그램(Fulbright Visiting Scholar Program)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1946년 미국 상원의원이었던 J. 윌리엄 풀브라이트가 제안한 법안에 기반해 시작된 프로그램으로서 엄격한 심사를 거치므로, 선발되는 것 자체가 학문적 성취와 잠재력을 공인 받는 명예로 여겨진다.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학문과 문화 교류를 통해 상호이해를 증진하고자 하는 풀브라이트 의원의 이상을 계승하고 있다. 그래서 박선철 교수는, 해외연수가 종료된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의 풀브라이트 동문들과 교류를 통해 연구활동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외연수를 통해 개인적인 의구심은 사라졌지만 의료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요즘 박선철 교수는 DSM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울장애의 개인맞춤형 치료 정립에 집중하고 있다. “진단이 아닌 증상 중심의 항우울제 선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우울장애 환자들의 우울증상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우울증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전공의 및 의대생을 위한 교과서 저술은 물론, 일반인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대중서 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카를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과 에밀 크래펠린의 「정신의학」 한글번역 감수에 참여한 것은 ‘한국의 정신의학 토대를 건실하게 하는 데 필수적인 작업’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러한 학술적 성과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 교실의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진료와 교육에 연구까지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연구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극적으로 성사된 2019년. 박선철 교수는 ‘21세기 북한의 정신의학 연구’ 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간해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으 로 저명한 학술지인 『미국정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실린 것은 물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Radio Free Asia)에서는 관련 내용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북한의 정신의학에 대한 연구는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것부터 쉽지 않지만 그는 자료를 꾸준히 모아 치우치지 않은 관점에서 계속 연구해 나갈 생각이다. “주체사상이 북한의 정신의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정신의학은 해당 사회의 주류 이데올로기나 보건 시스템 등으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동시에 오늘날 정신의학은 어떤지를 돌아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환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다 그가 의사인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면 그것은 ‘중심을 잃지 않으려 꾸준히 노력한다는 점’ 때문이다. 진료할 때는 특정 이론에 얽매이지 않고 환자가 겪는 고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며, 학문적으로는 정신의학의 고전 속에 담긴 사유의 전통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신의학의 대중화나 실용화가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고 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환자를 대할 때의 진지한태도라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내 앞에 앉은 아주머니가, 혹은 할아버지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려 합니다. 한 사람이 걸어온 역사가 있고, 지금 이 증상이 나타나게 된 사연이 있는데, 그것을 탐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겠지요. 환자를 진단 기준만을 적용해서 단편적으로만 파악하고 더 이상 이해하려 들지 않는 오류만큼은 범하지 않으려 합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만나 경청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하기란 쉽지 않다. 기구한 사연을 여러 차례 듣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그냥 흘려 듣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래서 그는 점심시간마다 음악을 들으며 자신을 토닥인다. 바흐의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과 「마태수난곡」, 베토벤의 「비창소나타」와 「합창교향곡」 등을 들으면 자신에게 지치고 부담되고 힘든 여러 일들이 어쩌면 매우 사소한 문제일 수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 자세도 의사로서 제가 지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고, 확신할 수 없는 것은 단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진료와 연구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장치가 되어주지 않나 싶습니다.” 주려고도 않고 주지 않으려고도 않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의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박선철 교수는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실마리를 찾은 것도 같다. ‘주려고도 하지 않고 주지 않으려고도 하지 않는’ 그 자세 말이다. “예전에는 제가 어떤 멋진 말을 하면 환자에게 통찰이 생겨서 삶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여겼어 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러긴 어렵겠더라고요. 환자가 어떤 통찰을 갖게 되는 순간은 오롯이 환자의 몫이니까요.” 그래서 그는 환자들에게 되도록 적게 말하려 노력한다. 짧은 진료시간 동안 환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당신을 도와주겠다’는 메시지를 주되, 통찰을 갖고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순간은 오롯이 환 자가 맞이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주려고도 하지 않고 주지 않으려고도 하지 않는’ 자세다.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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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적인 사랑과 배려에 언제나 감동합니다 - 재활의학과 윤여준 교수님께 드리는 편지
한 달여 만에 외래진료를 통해 만난 함영애 님과 윤여준 교수. 함영애 님은 전보다 말수가 늘고 대답도 훨씬 자연스러워진 모습이다. 윤여준 교수는 함영애 님과 남편 정현택 님에게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보자”고 말했다. 근력이 회복되었으니 서는 연습과 걷는 훈련을 해야 할 때라고 말이다. 사랑으로 뭉친 이들의 팀워크가 또 어떤 희망을 실현할지 기대가 크다. 마음까지 어루만져주시는 윤여준 교수님께 2024년 10월, 아내(함영애 님)의 말과 행동이 평소와 달라 가까운 병원을 찾았고 뇌경색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2025년 1월까지 여섯 번의 뇌경색이 더 찾아왔어요. 뇌경색이 두 번째 발생했을 때 한양대학교구리병원으로 옮겨 최호진 신경과 교수님으로부터 진료를 받았고, 이후 재활의학과로 전과되어 윤여준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뇌경색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재활의학과에서 신경과로 다시 전과되거나, 재활병원으로 옮겼다가 4일 만에 한양대학교구리병원으로 되돌아오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힘들었을 아내에게 윤여준 교수님은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셨어요. 재활치료 기간 동안 각종 검사를 챙겨주시고, 장기 입원 생활로 피부에 염증이 발생했을 땐 피부과 협진 치료까지 하나하나 챙겨주셨어요. 재활병원으로 옮겨 외래진료로 찾아뵀을 때는 왼쪽어깨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핵의 학과 전신 뼈 스캔 검사를 받게 해주셔서 불안 요소를 말끔하게 해소해주셨습니다. 아내는 이제 뇌경색이 더는 발생하지 않는 상태로 안정되었습니다. 심했던 섬망증상이 사라졌고 인지 상태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몸의 왼쪽 편마비 증상도 호전되었는데 앞으로 더욱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아내가 윤여준 교수님을 만나 치료 받을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몸은 물론 마음까지 어루만져주시는 따뜻한 분이시고, 환자의 작은 어려움도 가족처럼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교수님은 저희에게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픈 이들의 수호천사인 ‘라파 치료의 천사’가 바로 교수님이세요.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고, 지금처럼 늘 건강한 웃음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함영애 드림 늘 밝은 표정에 의지가 넘치시는 함영애 님께 함영애 님과의 첫 만남이 떠오릅니다. 말씀이 좀 어눌하고 왼쪽 편 마비 증세가 조금 있으셨지만 표정은 밝고 의지가 넘치셨지요. 제 가 ‘재활치료 하자’고 말씀 드렸을 때도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재활치료 도중에 새로운 뇌경색이 추가로 발견되 어 재활치료를 잠시 멈추어야 했고 걱정도 많았지요. 함영애 님의 인지나 의지가 전보다 조금 감소한 양상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맞 는 재활과 약물치료를 함께 하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우리는 팀입니다. 함께 노력하면 반드시 좋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확신을 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재활치료는 환자 본인은 물론 보호자분의 관심과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반복되는 훈련에 두 분이 지치시지 않을까, 호전 속도가 기대보다 더뎌 상실감을 느끼시지 않을까, 희망이나 기대를 놓으시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함영애 님과 보호자 분께서는 고비가 올 때마다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 주셨기에 상태가 조금씩 호전될 수 있었습니다. 늘 보호자분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치료실에 오셔서 열심히 치료 받으셨고, 힘이 들어도 밝은 목소리로 답해주셔서 주변 분들에게 의지와 용기를 주셨습니다. 의사인 저 또한 그 모습에 큰 보람과 힘을 얻었지요. 현재는 섬망이 사라지 고 인지도 호전되어 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말씀하시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의 뇌경색 발생 없이 잘 유지되고 있으시고요. 재활치료는 자신과의 긴 싸움입니다. 이제는 자기관리가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운동을 통한 기능 회복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함영애 님이 환하게 웃으면서 진료실로 걸어 들어오시는 모습 을 꼭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윤여준 드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