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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를 향하다, 사람을 생각한다 -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 이정한 교수
2015년 11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 분만실에 ‘분만중’이라는 녹색 불이 들어왔다. 이 불이 다시 켜지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며, 이정한 교수는 더 이상 분만실의 불이 꺼지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개인의 성취나 의사로서의 생활을 묻는 일에는 한사코 손사래를 치던 그는 지역사회에서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이르러서야 두 눈을 반짝 빛냈다. 글.박여민 사진.김상민 부자(父子)가 이어온 ‘산부인과는 내 운명’ “저를 인터뷰하는 건가요? 우리 산부인과가 아니고요? 아이코, 그냥 우리 산부인과만 소개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나저나 면도라도 좀 하고 올걸.” 살짝 헝클어진 머리에 면도도 하지 않은 얼굴, 넥타이를 생략한 셔츠 차림의 이정한 교수가 인사와 함께 건넨 첫 마디다.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보다도 그가 속한 산부인과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데서 직업 정신과는 또 다른, 산부인과를 향한 그의 애정이 묻어났다. 한 손으로 머리를 쓱쓱 쓸어 넘기곤 촬영 준비가 다 됐다더니, 다른 것보다도 “한양대학교구리병원에서 다시 분만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사진 속에서도 잘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한다. 머릿속엔 온통 산부인과에 대한 생각밖에 없는 듯한 이정한 교수, 어쩌면 그와 산부인과와의 인연은 시작부터 남달랐는지도 모른다. 바로 그의 아버지가 한양대학교병원의 산부인과 교수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교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만나러 산부인과를 놀러 가듯 방문하곤 했다. 급하게 돌아가는 분만실 복도의 분주함, 갓난아이의 울음소리, 새 식구를 맞이한 가족들의 환희에 찬 웃음 등이 그에겐 마치 일상처럼 익숙한 풍경이었다. “사실 다른 길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의대에 진학하고, 산부인과를 전공으로 결정했죠. 게다가 아버지의 모교인 한양대학교로 가게 된 건데, 주변의 교수님이나 스테프분들 모두 저를 보면 당연하다는 듯 “너는 산부인과야”라고 말씀하셨죠.” 어려서부터 익숙한 풍경이었고, 당연한 내 길인 것 같았지만, 막상 산부인과 의사를 향해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을까,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소리 없이 슬럼프가 찾아왔다. 전공의 1년차 때였다. 출근 시간이 다 지나서도 집에서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는 다른 말 없이 “그만두고 싶다면 가서 사표를 쓰고 제대로 끝내라”고 했다. 결국, 이 교수는 사표를 내기 위해 출근을 했고, 분만이 있으니 할 말이 있으면 잠시 기다리라던 주임교수는 이내 분만실로 그를 불러들였다. “아기를 그렇게 많이 받아 봤는데도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물론 주임교수님께서 다 지도해주셨던 거지만, 제 손으로 받아본 첫 번째 아기였으니까요. 뭐랄까, 늘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뭔가 희열이랄까, 미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 참 아직도 그때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분만실을 나온 뒤 주임교수님이 할 말이 뭐였냐고 물으시는데, 사표고 뭐고 이미 머릿속에서 다 사라지고 계속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죠.” 고위험 산모 위한 산부인과를 목표로 산부인과 중에서도 이정한 교수의 전공은 비뇨부인과 질환 분야다. 나이 듦에 따라 약해지는 골반의 문제에서 시작되는 요실금이나 자궁탈출증 같은 골반저 관련 질환이 중심이 된다. 2009년에는 이 분야의 공부를 위해 미국의 스탠퍼드로 1년 반 동안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전공이나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11월부터 다시 운영되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의 분만실 소식이라며 이 교수는 금세 화제를 돌렸다. “산부인과 분만실이 새롭게 정비를 마치고 다시 열게 됐어요. 요즘 초산 임산부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위험 산모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언제 어떤 위험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산모들은 대부분 대학병원을 찾아오곤 하죠. 대학병원의 우수한 의료진에 대한 믿음과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구 유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구리·남양주 지역의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우리 병원 산부인과가 해야 할 역할이에요.” 특히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인근 지역의 하나뿐인 대학병원이자 유일하게 미숙아를 위한 신생아실을 운영하는 병원이다. 그리고 이제 재정비를 마친 산부인과가 함께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낼 차례다. “무엇보다도 지역 산부인과와 긴밀한 연계 속에서 인근 지역 고위험 산모를 위한 시설이 될 겁니다. 전 스텝들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간호사들은 모두 조산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요.” 현재 이정한 교수의 머릿속은 산부인과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생각으로 꽉 차있다. 목표가 정해지면 그것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 모습은 젊은 시절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지치지 않기 위해, 더 오래 멀리 가기 위해 때로는 호흡의 완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럴 때면 늘 독서를 통해 자신만의 쉼표를 찾는다고 한다. “책은 정말 많이 읽어요.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 편인데 사람들 살아가는 인생이 담긴 이야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책을 통해 인생을 공부하는 거죠. 저마다 다른 인생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그 끝엔 또 태어나는 아이들이 보여요. 그 작은 생명 들도,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 각자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겠죠?” 새삼스레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은 그렇게 문득 찾아온다. 하나의 인생, 어떤 삶의 시작을 받아내는 일이라니, 그런 마음이 들 때면 의사로서의 사명감까지 되살아나곤 한다. 어려움 끝에 찾아오는 가장 큰 기쁨, 출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에서 재직한 지 벌써 13년. 그사이 수많은 산모를 만나고, 셀 수 없이 많은 아기를 받으며 이제는 나름 노련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이정한 교수에게 산모는 무서운 존재다. “그만큼 조심스럽다는 표현이 맞겠죠. 진통이 시작되면 산모마다 다르지만, 보통이 열 시간이에요. 산모들은 그 시간 동안 진통을 견디고 있는 거죠. 그런데 열 시간 기다린다고 바로 아기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밤을 새우기도 하고, 때로는 하루를 넘기기도 하죠. 그래도 기다려야 해요. 늘 기다리고, 함께 곁에 있으면서 계속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어쩌면 쉽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게 가장 어려운 거예요.” 하나의 새로운 생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그 여정의 어려움과 또 그 기다림의 위대함을 너무 잘 알아서일까, 아무리 경험해도 아기가 나오는 그 순간은 늘 경이롭고 소중하기만 하다. 하지만 정작 이정한 교수 본인의 아이는 직접 받지 못했다. 많이 긴장할 것 같았는지 동료에게 맡긴 채 자신은 어깨너머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자녀 이야기에 다시 한 번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에겐 요즘 늦둥이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 자신의 행복은 두말할 것 없이 자녀들이라며 이정한 교수는 늦은 나이에 출산을 고민하는 이들을 향해 덧붙였다. “언제든 안심하고 찾아오세요. 제가 그리고 우리 산부인과가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걱정 없도록, 잘 지켜보고 힘이 되어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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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잘 하는 병원 ⑤ 급성기 뇌졸중 - 신속한 치료, 목표는 뇌손상의 최소화
2013년도 사망통계를 근거로 할 때 우리나라의 원인 별 사망률 중에서 뇌혈관 질환은 전체 사망 원인의 9.6%로 악성신생물, 즉 암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은 겨울철, 특히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심할 경우 생명에 영향을 미치며 회복이 되더라도 한쪽의 마비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속한 원인 파악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글. 정진환 교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신경외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뇌졸중 뇌경색이라고 부르는 ‘허혈성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뇌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갑자기 막혀서 생기는 혈전성 뇌경색과 심장질환이나 다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 혈전이 떨어져나와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색전성 뇌경색의 두 가지로 크게 나눠진다. 이에 반해 뇌출혈은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원인으로 오랜 고혈압에 의해 뇌혈관이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발생하는 고혈압성 뇌출혈과 혈관 벽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약해져있다가 터져서 발생하는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이 있다. 그 외에 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과 같은 혈관의 기형에 의해 뇌출혈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뇌졸중의 원인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증상과 치료도 차이가 나게된다. 뇌경색,무엇보다도 시간이 관건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얼마나 빠른 시간 내 환자를 치료하느냐에 따라서 환자의 예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급성기 뇌경색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뇌혈류를 개선시켜 뇌손상을 최소화하고 병변의 악화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막혔던 뇌혈류를 재관류시키는 것이다. 뇌혈관이 막히더라도 신경세포가 완전히 손상된 부위의 주변 조직 변화는 발병 6~8시간 이내에 다시 혈류가 증가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바로 이 부분이 치료의 목표인 셈이다. 막힌 뇌혈관을 뚫고 혈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혈전용해제를 정맥내 또는 동맥내로 투여하는 치료가 있다. 이에 대해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뇌혈관내수술방법’으로 막혔던 뇌동맥에 접근,혈전용해제를 직접 투여하여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술을 시행하며, 이때 기구를 이용하여 막힌 혈관 속 혈전을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도 함께 시행된다. 이러한 치료법은 발병으로부터 최소 4시간에서 8시간 내에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이 크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급성기의 뇌경색 치료는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느냐가 첫번째 숙제인 셈이다. 이와 같은 치료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두개내-외 혈관문합술을 이용하여 막힌 뇌혈류를 재관류시키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뇌경색 진행에 따른 뇌부종이 악화되어 뇌의 전위가 일어난 경우에는 뇌경색이 발생된 부위의 두개골을 절제하는 감압적 두개절제술 및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을 절개하여 감압시키는 경막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술 방법은 뇌경색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라 생명 유지를 위한 차선책 일 수 밖에 없다. 뇌출혈,출혈양과 원인 먼저 확인 급성기 뇌출혈은 환자의 상태 및 출혈 양, 출혈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고혈압성 뇌출혈인 경우 출혈 양이 적고, 환자의 의식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혈압 조절 및 뇌압을 낮춰주는 보존적 치료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출혈 양이 많은 경우에는 응급 개두술을 통한 혈종 제거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뇌수술 자동항법 장치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하여 수술 시 뇌손상을 최소화 하고있다.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의 경우, 뇌동맥류의 위치 및 모양에 따라 동맥류 결찰술 혹은 혈관 내 수술을 통한 코일색전술을 시행할 수있다. 이때는 무엇보다도 재출혈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응급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졸중 환자는 병변이 제거된 후에도 뇌부종과 혈류의 저하에 따른 이차적 뇌손상이 더욱 무서운 적(敵)이다. 이차적 뇌손상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환자 자신의 체력적인 면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수술 후에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는가, 또한 환자가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가 역시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SPECIAL THEME | 수술 잘 하는 병원 5. 급성기 뇌졸중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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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의술의 만남 - 빈센트 반 고흐 & 편두통
감각적 환각이 만들어 낸 별빛의 소용돌이 별이 빛나는 밤, 1889 편두통은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애이다. 진찰이나 검사상 특이한 소견은 없지만 환자가 호소하는 주관적인 통증이 주요 증상으로, 이 통증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가져오기도 한다. 전조 증상을 동반한 편두통은 이를 경험한 예술가들을 통해 작품 가운데 묘사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작가로는 강렬한 색과 과감한 붓놀림으로 밤 하늘의 굽이치는 별빛을 표현했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있다. 글. 문진화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편두통,타인은 알지 못할 나만의 고통 진료실의 문을 열고 찡그린 얼굴의 중학교 여학생이 부모와 함께 들어왔다. 소녀는 1년 이상 머리가 가끔 아팠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며칠째 계속 아팠다고 한다. 자세히 물어보자 두통이 시작할 때 시야가 흐려지거나 잘 안 보인다며, 완전히 안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눈 앞에 시야를 가리는 불빛 같은 반점이 나타난다고 한다. 두통이 있을 때는 멀미와 같은 구역질이 심하고 누어서 쉬어야 하지만 두통이 없을 때는 잘 지내는 편이다. 이러한 경우 신경학적으로 다른 위험한 요인들이없다면 전조가 있는 편두통일 가능성이 많다. 편두통은 대뇌나 신체의 다른 기관의 큰 이상이 없으면서 두통 자체가 병인 일차성 두통을 말한다. 대뇌피질의 과민성이 주요원인이고, 혈관 및 신경펩타이드들의 이상도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기 이전에는 남녀의 발생비율이 비슷하나 청소년기 이후에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통계에 따르면 인구의 약 10% 이상이 편두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의 편두통이 간과되는 경우 적절한 활동에 의한 경험습득이 제한되어 성인기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로는 편두통의 시작 시 조짐(전조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조짐이 있는 편두통은 전체 편두통의 20% 이하이나, 뇌전증이나 드물게는 일과성 허혈성 장애와도 감별하여야 하므로 뇌파나 뇌 MRI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주로 시각조짐이 많으며 반짝거림(Sparkles, Stars), 암점(Scotoma), 색점(Coloured Spot), 지그재그선 등으로 나타난다. 시각조짐 외에는 팔다리의 저림이나 구음이상 등이 있는데, 이는 따로 물어보기 전까지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므로 보호자들은 몰랐던 경우가 많다. 조짐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여 확인할 수 있다. 아름답게 굽이치는 별빛의 비밀 자화상, 1889 편두통은 이를 경험한 예술가들을 통해 작품 가운데 묘사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가 편두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흐는 고질적인 편두통과 다른 정신병들의 치료를 위하여 프랑스의 생 레미의 요양원에 머물렀는데 이곳에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인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 1889)을 그리게 된다. 병실 밖으로 보이는 밤의 정경을 동적인 터치로 묘사한 이 작품은 우주적인 무한함에 대한 상상과 서정성,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며 혼돈과 부조리로 가득한 그의 인생살이를 대변하고 있다. 죽음을 상징하는 사이프러스는 약간의 불길함을 드리우고 있지만, 그 밑에 정적으로 묘사된 마을은 비교적 평온해 보인다. 다소 딱딱해 보일 수 있지만, 신경학적인 분석을 해 보자. 이 그림은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의 하나이지만 밤하늘의 배경에서 묘사되는 굽이치는 밤하늘의 모습은 전체적인 어지러움을 일으키는데(편두통이 있는 분들은 울렁거릴 수도), 특히 그림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우주적인 별빛들은 그가 편두통의 고통 중에서 느꼈던 번쩍거리는 시각 조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신체적으로는 예술가들에게 고통을 주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체 작품들에 걸쳐 예술적인 영감을 주었던 편두통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존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창작을 통하여 개인적인 경험으로 감추어질 수 있었던 고통을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를 위한 위로의 과정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예술이란 인간의 경험에 대한 해석과 승화의 과정이 아닌가? 많은 편두통 관련 사이트에서 환자들과 예술가들의 편두통 관련 작품들(Migraine Art)을 전시하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다음 사이트를 참고하길 바란다. (www.migraine.org.uk/press-media/migraine-art/) 예술과 의술의 만남 | 명작을 남긴 화가의 질환이 작품과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오늘날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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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 여행길에 만난 공존과 성장의 공식 -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자전거동호회 ‘라온’
온종일 치열하게 일하다 보면 몸이 본능적으로 ‘달려야 한다’고 말하는 시간이 온다. 달리면서 머릿속을 비우면 또 새로운 생각을 채울 공간이 생기는 법. 오늘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영상의학과 방사선사들은 일하기 위해 달리고, 달리기 위해 또 일한다. 글. 윤진아 사진. 김상민 넥타이 풀고 ‘열혈 라이더’ 변신 자전거와 함께 은빛 물도 달리고 강바람도 달린다. 퇴근 후 양복을 훌훌 벗어 던지고 병원 인근 왕숙천 체육공원으로 모여든 자전거동호회 ‘라온’ 회원들이 이주한 회장의 구령 아래 뜨거운 숨을 내쉰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장맛비 때문인지 더없이 청량해진 공기에 참가한 회원들 모두 시작부터 한껏 즐거운 눈치다. 유난히 들뜬 표정의 황희수 씨가 말한다. “가끔 자전거로 출·퇴근도 하지만,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탈 때는 평소와는 뭔가 다른 기분이 들어요. 왜,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으로 끝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음, 이건 너무 거창한가? 하하! 암튼, 열심히 일하고 후회 없이 삶을 즐기며 산다는 우리 라온의 꿈이 실현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회장을 맡고 있는 이주한 회장은 기실 운동과는 담쌓고 살던 사람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무로 에너지가 많이 소진돼 있던 작년 여름, 바쁜 일정을 쪼개 자전거동호회 ‘라온’을 만들고 회원들과 함께 매일 조금씩이라도 라이딩을 즐기며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회원 모두를 이끌고 처음 장거리 코스를 완주했을 때다. 혈당 수치가 높고 중성지방도 경계선에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온 결과를 테스트하는 자리였고, 아내와 자녀들에게 아빠의 도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평소에는 주중에 팔당이나 양평으로 가볍게 라이딩을 하다가 주말을 맞아 춘천까지 장거리 라이딩을 계획했는데, 며칠 전부터 설레더라고요. 절반 정도의 지점을 넘어가면 슬슬 몸에 부담이 오기 시작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어디선가 구령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누군가 ‘하나!’ 하면 무리에서 ‘둘!’이라고 함께 구호를 외치며 모두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어찌 보면 그냥 끝까지 달린 것뿐인데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자축하며 즐거워하는 동료들 덕분에 왈칵 눈물이 날 뻔했단다. 앞서 달릴 경우 스스로를 통제하며 정진해야 하고, 뒤처져 있을 경우 앞선 선수가 안심하도록 간격을 조절하며 추격해야 하는 단체 라이딩은 공존의 법칙을 배우기에도 그만이다. 바쁜 일상 틈틈이 어떻게든 인생을 즐길 ‘짬’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라이딩 한 판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 또다시 다가올 혹독한 하루를 여유롭게 준비하며 라온 회원들은 환자에게, 자녀에게, 지인들에게 더 좋은 동행자가 되어간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다. 모두의 꿈을 싣고 달리는 자전거 딱히 거창한 신념이나 이유 같은 게 있어서 타는 건 아니라고 했다. 누구 말마따나 ‘일상 속 가장 간편한 탈것’이기에, 이들은 두 바퀴 자전거로 못 갈 곳이 없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내는 바람의 느낌도 좋고, 바람을 타고 풀잎 사각거리는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참 좋네요. 몸은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기분은 하늘 위를 훨훨 날아오릅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얻는 즐거움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를 만나기도 한다는 걸 빠뜨릴 수 없지요. 몇 달 전, 아무것도 모르고 합류했던 100km 장거리 라이딩만 해도 그래요. 평소 자전거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몰라도 저처럼 조금씩 타던 사람에게는 아주 대단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그 완주 경험이 일상생활에도 자신감을 주고 자기 격려에도 그만이더라고요. 그 날의 라이딩처럼 달리다 지치면 잠시 숨을 고르고, 난관에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즐겁게 전진할 용기가 생겼달까요?” 사나이로 태어나 장비 욕심 없기도 쉽지 않다. 고가의 선수용 자전거를 비롯해 헬멧, 안장 등 나날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다 보니, 문영민 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근검절약하며 살고 있단다. 환경보호는 물론이고 교통비 절감, 체력증진, 거기다 ‘간지’까지 더해주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넘치는 자전거 사랑은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임이 틀림없다. 달리자, 지금 이 순간을 바람을 밀며 걷던 길을 다시 등에 지고 되돌아오니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저문다. ‘라온’이라는 이름 아래 페달을 밟으며 함께 달린 것처럼, 이들은 앞으로도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서로에게 나침반이 되어주고 말동무가 되어주며 꿈을 공유하는 파트너가 되기로 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저도 그때의 ‘마의 90km 지점’을 떠올립니다. 숨이 멎고 다리가 풀리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는데, 어떤 사람은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해 주저앉고, 또 어떤 사람은 그 고비를 극복하고 완주라는 희열에 도달하지요. 업무에도 수많은 고비와 난관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고비를 넘겨야겠다는 의지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못할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서정원 씨는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다가도 고지가 보이면 없던 힘도 솟아나더라고 덧붙였다. 페달을 힘차게 밟고 땀과 함께 일상의 묵은 먼지를 날려버리며, 라온 회원들이 발산하는 에너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제일이라고 믿는 사람들답게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없다. 단 하나, 이다음에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돼서도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스포츠인으로 건재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단다. 자칫 한 쪽으로만 기울 수 있었던 마음에 균형을 주고 함께하는 혜안을 얻는 것이야말로 라이딩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오늘도 ‘라온’ 회원들은 세상을 향해 자전거 바퀴를 높이든 참이다. 다이내믹 한양 |한양대학교의료원 임직원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삶의 에너지를 전합니다.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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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잘 하는 병원 ④ 간암 - 절제와 이식, 효과적 간암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하다
약 20~30년 전만 해도 간암의 예후는 매우 절망적이어서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에도 불구하고 1년내에 사망했다. 그러나 최근 간암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고,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 가능 범위에 들어오게 됐다. 여기에 수술 외 치료방법의 발달 등이 더해 간암의 생존률이 눈에 띄게 좋아진 가운데, 여전히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간암 치료법으로는 간절제 및 간이식 수술을 들 수 있다. “간암 발생 시에는 일차적으로 간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적절한 절제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간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 여건이 허락된다면 간이식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 김한준 교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외과 간절제, 재발을 낮추는 제1의 방법 간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그 부피의 30% 정도만 남아도 생존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장기다. 하지만 간경변 등의 이유로 기능이 저하된 경우, 간의 절대량이 부족해져 간을 절제할 여유가 별로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간절제 시에는 종양의 병기만을 고려하는 타 장기 암과 달리, 종양 자체의 병기와 함께 주위 조직의 간기능을 함께 고려한 뒤 절제를 진행해야 한다. 간절제를 위해 시행하는 수술 전 검사로는 간기능 검사를 포함한 일반적으로 수술에 필요한 검사 이외에 잔류간기능 검사가 있는데, 이를 통해 환자의 현재 간 상태로 어느 정도의 간절제가 가능한가를 추산할 수 있다. 간절제 부피를 추산하기 위한 간용적측정법은 CT나 MRI 등의 단면 영상을 이용해 수술 전 간용적, 절제 후 간용적, 종양용적 등을 추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간절제율을 계산하여 간기능 검사와 함께 간절제 한계를 추측한다. 절제될 간 용적이 환자가 견딜 수 있는 한계 이내로 판단될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여러 가지 간절제 기법이 있으나 해부학적인 간절제 면을 만드는 것이 수술 후 남아 있을 간의 기능을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해부학적인 간절제를 위한 간 현수 기법(Hanging maneuver)등을 통해 보다 안전하게 간절제를 시행 하고 있다. 간을 절제할 때는 간동맥, 문맥, 간정맥, 담도 등 간의 맥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안전하게 절제하는 것이 중요 하다. 수술 후에는 기본적인 수술 후 처치에 더해 간기능을 모니터 하며, 간부전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혈 혹은 담즙루 발생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 종합하면 간부전이 발생하지 않는 한계 내에서 재발을 가장 낮추는 절제가 치료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간이식, 악성환자도 완치 가능한 치료 간이식은 간암뿐 아니라 동반된 간경변까지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근치 요법이다. 간기능이 많이 떨어져 절제 불가능한 악성 간종양 환자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간이식은 공여자에 따라 사체간이식과 생체간이식으로 나뉜다. 사체간이식은 사체로부터 장기를 구하고 생체간이식은 공여자의 간 일부를 절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간을 적출하는 공여자 수술 시, 사체간이식은 다른 장기를 구하는 것과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여자를 크게 개복하여 하대정맥과 함께 전간(Total liver)을 절제하는 경우가 많아, 수혜자 수술 시에는 하대정맥 합병절제와 Piggy-back technique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생체간 이식에서는 공여자의 안전이 절대로 확보되어야 하며, 우간절제, 우후구역절제, 좌간절제술 등의 방법이 있으나, 대개 우간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간을 이식 받는 수혜자 수술의 경우 간적출, 간정맥재건, 간문맥문합, 간동맥문합, 담도문합으로 이루어진다. 수술 후에는 이식편 기능부전, 거부반응, 간동맥색전 및 담도협착 등을 잘 모니터하고 이의 예방을 위해서 면역억제요법, 바이러스성 간염의 치료를 포함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양대학교병원에서도 늦었으나 최근에 B형간염에 의한 간암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간질환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간기능을 가능한 잘 유지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간암 발생 시에도 일차적으로 간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적절한 절제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간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 여건이 허락된다면 간이식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SPECIAL THEME | 수술 잘 하는 병원 4. 간암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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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용해 중재시술로 왼손 절단 위기 넘긴 전재순님의 편지, 신정훈 교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믿음으로 이겨냈습니다” 갑작스런 왼손의 통증으로 편히 잠들 수도 없었던 전재순 님은 따님을 따라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을 찾았다. 주사 한 번이면 나을 가벼운 병인 줄 알았건만, 검사 결과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절단의 위험까지 올 수 있었던 ‘혈전색전증’이라고 했다. 정리. 박여민 사진. 정준택 늘 따뜻함이 느껴지는 신정훈 교수님께 퇴원을 앞두고 교수님의 얼굴을 보니 이렇게 또 고맙고 고마운 마음밖에 없습니다. 7월 초 갑자기 찾아온 왼손의 통증은 움직이기는커녕, 살짝 건드리는 것도 참기 힘들어 잠을 잘 수도 없었습니다. 통증은 심했지만 주사 한 대 맞으면 나을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을 몇 군데나 가도 차도는 없고, 큰 병원을 가보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 딸은 오랜기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를 내원하고 있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 한번 보여드리고 주사나 맞고 오려던 건데, 딸의 담당인 이혜순 교수님께서 바로 응급으로 입원할 것을 권하시더군요. 알고보니 제 손의 통증은 혈관이 막혀서 피가 통하지 않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곧바로 막힌 혈관을 뚫기 위한 시술이 진행됐고, 신정훈 교수님께서 내내 저를 지켜봐 주셨습니다. 워낙 걱정이 많아 엄마를 안쓰러워하던 딸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안심시켜주시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에게 늘 천천히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며 걱정을 덜어주셨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심각한 병이었지만 신정훈 교수님을 비롯한 병원 분들의 정성 덕분에, 불안보다는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잠도 잘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게 했던 왼손의 통증은 어느새 사라졌고, 이제는 조금씩 다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해진 저는 퇴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그 순간들을 생각하니 고맙고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애써주신 모든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전재순 드림 전재순 님께 전 심장내과 소속으로 협심증, 급성심근경색등의 허혈성 심질환 및 고혈압, 심부전 환자들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혈관질환은 시간을 다투는 응급 상황인 경우가 많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되지 않을 경우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기에 빠른 조치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류마티스내과로부터 급한 의뢰를 받아 전재순 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내원 당시 왼손 및 손가락의 급성 혈전색전증으로 인해 왼손 손가락이 파랗게 변한 청색증 증상과 함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셨습니다. 가급적 빨리 중재적 시술 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응급 상태였고 상지동맥혈관 조영술 및 혈전용해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시술 후 통증은 바로 완화되었고 2번째, 3번째 왼손가락 끝부분을 제외하면 통증, 청색증, 감각이상, 마비 등의 증상이 모두 호전되었습니다. 혈전색전증으로 인해 피가 통하지 않는 부위의 조직들이 괴사가 되면 심한 경우 절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전재순 님께선 치료 후 혈류 장애가 개선되어 후유증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원기간 동안 늘 함께 계시던 따님께서 애써주신 덕분인 듯 합니다. 그러나, 혈전은 한번 생기면 평생 재발의 위험이 있으므로 꾸준한 약물 치료가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내원하시면서 정기적인 검사와 약물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 움직일 수도 없는 심한 통증을 느끼셨을 텐데도, 잘 믿고 따라와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신정훈 드림 고마운 당신에게 |한양대학교의료원 앞으로 도착한 감사의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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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고 지탱하고 새로운 길을 여는 안내자, 고성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교수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퇴행성신경질환 연구실, 이곳을 이끄는 신경과 고성호 교수는 ‘연구의 참 맛’을 느끼는 젊은 의사다. 연간 5억 원 이상의 국가 연구비가 지원되는 이곳에서는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과 뇌경색, 치매 등 재생 치료와 관련된 연구가 한창이다. 오늘 만나는 환자를 위한 기도로 진료를 시작하고, 그보다 더 많은 환자의 내일을 위해 연구하는 고성호 교수를 만났다. 글. 곽한나 / 사진. 정준택 하버드대 연수 1년간 줄기세포 연구에 매진 고성호 교수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1년동안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연수를 다녀왔다. 뇌경색, 치매 치료법의 일환으로 줄기세포에 관해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그가 본격적인 실험을 위해 미국행을 택한 것이다. “뇌경색이 있는 환자의 신경 줄기세포가 회복과 재생에 기여를 해야 하는데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신경 줄기세포의 재생을 억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미국에서의 1년간 연구를 통해 특정 단백질이 신경 줄기세포의 회복 기능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국내에 돌아온 고성호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2014년도 대한신경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해 최고상인 ‘논문우수발표상’을 수상했다. 신경 줄기세포를 이용해 신경 재생과 후유증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고성호 교수의 연구 성과가 국내 학계에서도 높은 평가와 기대를 받은 것이다. “영어로 발표하는 세션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수상에 뿌듯했어요. 현재는 단서를 찾은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인을 밝혀냈으니 앞으로 회복 기능을 막는 이 단백질을 억제하는 물질이나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죠.” 임상과 연구 교수를 겸하는 국내와 달리 하버드대학교에서는 진료만 전담하는 교수와 의사임에도 학자처럼 연구에만 집중하는 교수가 따로 분리돼 있다고 한다. 고성호 교수는 진료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척 부러웠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학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문화가 부러웠습니다. 대학병원의 수익이 걱정된다고요? 오히려 병원 진료와 관계없이 특허와 사업, 연구비 분야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대학 중의 하나가 바로 하버드대학교입니다.” 웃으며 전하는 그의 말에 뼈가 담겨 있었다. “의사 외에 다른 꿈을 가져본 적 없어요” 초등학교 1~2학년 시절부터 위인전 ‘슈바이처’를 읽고 슈바이처 같은 의사가 되고 싶었던 고성호 교수는 학창시절을 보내며 단 한 번도 의사 외에 다른 꿈을 가져본 적이 없다. 우직하게 꿈을 키워온 그의 저력은 의사가 된 이후에도 대학 교수라는 또 하나의 꿈을 이루게 만들었다.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살아왔어요. 꿈이 있으니 목표를 세우게 되고, 목표가 있으니 노력하게 됐죠. 덕분에 100%의 완벽한 만족은 아니더라도 꽤 많은 부분을 성취할 수 있었습니다.” 의과대학에 진학한 고성호 교수는 전공의와 인턴 과정을 거치며 신경과를 택했다.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파이머와 같은 희귀 난치성 질환들을 다루는 분야다. 여기에도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신경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연구 분야가 굉장히 많아요. 모험심이랄까요? 연구를 통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신경과로 정하게 됐어요. 어떤 질환의 원인이 되는 기전을 밝혀서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면 더 많은 분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부족한 능력이지만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하는 원동력이기도 하죠.” 의사가 되어 환자를 보기 시작한 지 18년이 되었다는 고성호 교수는 연구뿐만 아니라 진료에도 극진한 마음을 쏟는다. 다양한 경험으로 익숙해질 법도 한데 환자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한결같이 꼼꼼하고 조심스럽다. 매일 환자를 만나기 전 환자를 위해 기도한다는 그는 의사의 진단 착오나 작은 실수에도 환자의 생명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진심을 알아보는 것도 역시 환자다. 4~5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르신 환자는 세 달에 한 번씩 외래진료 때마다 직접 키운 채소와 생필품을 들고 찾아온다. 고마움을 표시하는 어르신의 따뜻한 정 때문에 그 역시 웃음으로 받아 든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그런 것 같아요. 요즘 같은 때에 이런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하고 행복합니다. 늘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지만 환자분을 대할 때에는 최대한 평온한 상태로 진료에 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식약처 공보의 시절, 전환점을 맞다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는 고성호 교수의 하루는 유난히 빠르게 흐른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컨퍼런스와 외래 진료를 마치고 나면 오후 4시~5시. 그가 다시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맞은 편에 마련된 퇴행성신경질환 연구실로 향하는 시각이다. 이곳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그 날의 실험 결과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나면, 그는 홀로 연구실에 앉아 논문과 연구계획서를 쓴다. 밤 늦도록 연구실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환자도 보고, 학생들도 가르치고, 연구와 실험실 운영까지 하다 보면 제일 어려운 게 시간활용이에요. 요즘 아내가 저에게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 시간을 잘 쓰자’라고 하더군요(웃음). 하루 24시간은 정해져 있고 그 중에 제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도 정해져 있는데 매일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저에게 굉장히 중요해요. 하지만 재미도 느낍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가치 있는 결과들이 나올 때 보람도 크고요.” 가설을 세우고 이론을 증명하는 기초연구 분야에 이르기까지 과학자처럼 깊게 파고드는 고성호 교수의 노력은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었다.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건지 궁금했다. “제가 공중보건의 시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 발령을 받았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연구에 대해서만 관심이 좀 있었죠. 3년 동안 식약처 신경독성과에서 일하면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실험실 연구나 기초 연구에 관해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주로 신약과 한약, 약초들의 효능과 독성 검증을 하는 일이었죠. 제 의사 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를 꼽는다면 아마도 그 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 바꾸는 연구 지속할 것 요즘 신경질환 분야의 최대 이슈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와 조기 진단 분야이다. 두 분야 모두 고성호 교수가 현재 하고 있는 연구와 관련이 깊다. 그야말로 대세를 ‘따르고’, 이슈를 ‘이끄는’ 중인 것이다. 치매나 파킨슨병 등의 질환은 진단이 될 시점이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뇌의 80%이상이 손상돼야 증상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족력이나 알코올 중독 등으로 젊은 이들에게 발병하기도 한다. 신경계 조기 진단 분야가 점점 중요해 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방치하면 환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분들을 사전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 그리고 치매나 파킨슨병 등을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시키는데 필요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싶어요. 줄기세포 연구라고 해서 윤리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저는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를 연구 중입니다. 제 환자가 좋아져서 퇴원하는 모습도 보람있지만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계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결과를 선보이고 싶어요.” 슈바이처처럼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의사의 꿈을 키워 온 고성호 교수. 슈바이처가 비단 아프리카 오지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늘 환자의 곁에 머물러 치유하고 지탱해주며, 평생 질환의 고통을 안고 사는 이들을 위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치료법을 연구하는 그의 모습도 슈바이처만큼이나 숭고하고 아름답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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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잘 하는 병원 ③ 폐암 - 표적치료・항암화학치료로 삶을 연장하다
폐암을 포함하여 암이 진단된 이후에는 병기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병기는 예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병기는 1기부터 4기까지 있으며, 일부 암을 제외하고는 전이가 있는 경우를 4기암이라고 한다. 폐암 4기 환자에 관한 혈액종양내과적 설명을 전한다. 글. 원영웅 교수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혈액종양내과 치료를 결정할 때에는 환자의 암의 정도, 나이, 전신 상태, 동반질환 및 가정과 사회의 지원 수준을 고려하게 된다. 폐암 4기가 다 말기암은 아니다 환자나 가족들이 폐암 4기라고 하면, 말기암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수주에서 수개월 이내에 사망이 예상되는 암환자를 말기암으로 정의한다. 치료를 통해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환자를 말기암이라고 하면, 환자나 가족들이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지 못해 치료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다. 반대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진정한 말기암 환자의 경우에는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이득을 기대할 수 없는 치료가 시행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보통 항암치료라 하는 것은 항암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보다 광범위하게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항암약물치료) 및 기타 암을 치료하기 위해 시도되는 모든 방법을 말한다. 그 중에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는 국소부위에 한정된 암에 시행된다. 타 장기에 전이가 있는 4기 암에 대해서는 항암화학요법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현재 의학의 여러 분야 중에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암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여러 표적치료제가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4기 폐암에서도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한가지 항암제 또는 두 가지 이상의 항암제를 병합하여 시행된다. 현재도 치료의 근간이 되는 항암제(세포독성 항암제)는 암세포도 죽이지만 정상세포에도 피해를 준다. 따라서 부작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각종 신약의 개발과 부작용을 조절하는 여러 약제의 개발로 좀더 수월하게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수 있다. 표적치료제는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은 적으면서 효과는 더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는 환자 개개인의 몸에 있는 폐암의 특성에 따라 효과에 차이를 보인다. 폐암 환자의 일부에서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폐암 환자에게 일률적인 치료로서는 적용될 수 없다. 적절한 항암치료로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항암치료를 받으면 고생을 더 많이 하고 오히려 생존기간이 단축된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폐암 4기 환자는 항암화학요법(항암약물치료)을 통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폐암으로 인한 각종 증상(폐에 물이 차서 숨차는 증상이 발생하는 악성흉수, 뼈 전이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 등)의 발생을 억제하거나 지연시켜 생존기간 동안 환자가 좀더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항암화학요법의 이득이 항상 그리고 모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를 결정할 때에는 환자의 암의 정도, 나이, 전신 상태, 동반질환 및 가정과 사회의 지원 수준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 암전문의가 항암치료를 권하는 것은 이런 요소를 모두 고려하였을 때, 현재 환자에게 손해(부작용 등)보다 이득(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개선)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항암치료를 결정하고 권하는 것이다. 환자나 가족들이 이 점을 이해함으로써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항암치료 기간에는 고칼로리 고단백식 먹어야 식생활 습관과 연관되어 발생한 암이라도 암의 예방목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식단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4기 암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 더군다나 폐암은 음식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암이 아니다. 대다수의 4기 암환자들은 식욕이 저하되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며 영양상태가 불량해진다. 생존기간의 단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항암치료 중에는 고칼로리 고단백식이 필요하다. 위생적이라면 특정 음식을 가리지 말고, 입맛이 당기는 음식을 찾아서 충분히 그리고 자주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SPECIAL THEME | 수술 잘 하는 병원 3. 폐암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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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 SBS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유준상의 탈모
현대판 ‘양반전’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민낯을 만나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막을 내렸다. 언뜻 대한민국 0.1%의 초일류 집안의 아들과 평범한 여성의 결혼이라는 신데렐라 스토리로 오해하기 쉽지만 오히려 상류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까발리는 풍자극으로 화제가 됐다. 온갖 ‘갑질’이 난무하는 사회, 우리 시대 특권의식은 어디에서 오고, 어디에서 무너지는 걸까. 겉과 속이 완벽하게 다른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귀족 코스프레’를 들여다 보자. 글. 곽한나 사진. 나무액터스 특권의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아들의 ‘불상사’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이어온 법조명문가 출신이자 국내 최대 법률회사 ‘한송’의 대표 한정호(유준상)는 논리의 제왕, 의전의 달인이다. 선대의 최고지향 덕분에 오직 최고로만 먹고 입고 배우고 자란 그는 약자를 배려하며 절대 불법을 행하지 않는다. 밖에서는 “요즘 시대에 귀족이 어디 있습니까? 다 시민이죠”라며 온화하게 웃지만 집에 돌아오면 “직급이니 재산이니 뭐니 죄다 신분 상승해서 도무지 변별이 안된다”며 귀족 우월감을 드러낸다. 만사 순조롭고 완벽해 보이는 그의 단 한가지 고민이라면 최근 시작된 M자형 탈모 정도다. 그의 아내 최연희(유호정)는 어떠한가. 단아한 미소로 재색을 겸비한 그야말로 최고의 귀부인이다. 상류층 여인들의 선망과 질시의 대상인 그녀 역시 위선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유명한 점쟁이를 소개해달라는 친구의 말에 “법을 다루는 집안에서 미신이라니, 천박하게…”라며 고상한 척하지만 집안에는 부적 주머니를 숨기고 산다. 특권의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한정호와 최연희의 아들 한인상(이준)은 외고에서도 눈에 띄는 수재이다. 완벽한 아버지 앞에서는 늘 주눅이 들고, 기품 있고 아름다운 어머니한테는 짜증 한 번 낼 수 없는 소심한 아들이기도 하다. 넓은 저택에서 그가 유일하게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은 가사도우미의 방, 그런 그가 스펙을 쌓기 위해 참가한 영어 토론 캠프에서 서봄(고아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솔직하고 낭랑한 그녀의 웃음과 눈빛에 반한 한인상은 토론 캠프 마지막 날 결코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고 만다. 지옥 같은 수험생활을 마치고 수시전형 합격통보를 받은 한인상은 재회를 약속한 서봄을 찾아간다. 서봄은 이미 한인상의 아이를 임신한 만삭의 몸이다. 처음으로 한인상의 집에 온 서봄은 급기야 최연희의 침대에서 아들을 낳는다. 속물적 욕망과 허세를 비웃다 엄청난 집안의 귀공자인 줄 상상도 못했던 한인상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서봄은 이토록 힘겨운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재앙’을 맞이한 한정호와 최연희도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 천둥벌거숭이 같은 맹랑한 계집애는 겁에 질려 더듬거리면서도 시종일관 맞는 말만 한다.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분노와 혐오의 속마음을 감추고 싶지만 번번이 앞뒤가 맞지 않고 실수하는 쪽은 졸지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한정호 부부다. 한인상과 서봄의 관계를 인정하는 척하다가 뒤에서는 서봄의 부모에게 수십억 원의 ‘포기 각서’를 제시한 부부는 또 한번 이중성이 드러나며 수치를 겪는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기득권을 대물림하기 원하는 속물적인 욕망으로 가득 차있으면서도 그러한 욕망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최상류층의 민낯을 드러낸다. 귀족이라는 그들의 자부심 자체도 어쩌면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온갖 허세에 찌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풍문’인 것이다. 드라마평론가 김선영은 “풍문으로 들었소 속 부부는 속물적 욕망에 비해 얄팍한 내면의 소유자이다. 늘 서로에게 ‘정신 차리라’는 말을 달고 살면서도 예측이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과 마주치면 울음부터 터뜨린다. 그들이 그토록 ‘남의 시선’에 연연해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정호의 탈모와 최연희의 주름 걱정은 그 내면 없는 존재들의 일차원적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한다. 탈모의 종류와 임상적 특징은? 탈모는 보통 대머리라고 하는 안드로겐탈모증, 전반적으로 두피의 모발 밀도가 감소하는 휴지기탈모증과 생장기탈모증이 포함된 미만탈모증, 흉터를 남기는 지에 따라 비반흔탈모증과 반흔탈모증으로 다시 나뉜다. 안드로겐탈모증의 경우, 남성에서 주로 정수리와 전두부 앞 이마선에서 시작하여 알파벳 M자형으로 점점 진행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는 앞머리 이마선이 유지되면서 정수리의 모발이 적어지고 가늘어진다. 원형탈모증은 비교적 흔한 비반흔탈모로, 두피에 하나 혹은 여러 개의 둥근 형태의 탈모반이 발생한다. 그 외에 갑상선 질환, 임신, 매독, 루푸스, 편평태선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되어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탈모의 진단은? 탈모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두피 전체를 잘 살펴서 모발 경계선이 잘 유지되는지, 전체적으로 탈모반이 있는지, 그리고 새로 자라는 모발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탈모의 범위를 보기 위해 전신의 체모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발을 당겨보거나(Pull test) 뽑아보는 검사(Pluck test) 등을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고, 포토트리코그램(Phototrichogram)이라는 장비를 이용하여 모발의 비율, 성장 속도, 밀도, 굵기 등을 평가한다. 필요시 조직검사를 통해 반흔탈모증 동반 여부와 모낭의 염증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탈모를 일으킬 수 있는 기저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 등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평가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탈모의 적절한 치료는? 탈모의 치료로는 국소 도포제 및 경구 약제, 병변내 주사, 면역치료, 모발이식술 등이 있다. 바르는 제제로써 미녹시딜은 털집세포의 증식을 유도하여 흔하게 사용된다. 안드로겐탈모증의 치료에서 경구 약제로는 5 알파-환원효소 억제제가 흔히 사용되는데, 이 약물은 탈모 발생과 연관된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남성 안드로겐탈모증 치료에 효능을 보인다. 원형탈모증의 경우 스테로이드의 도포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빠른 효과를 위하여 병변내 주사도 사용된다. 탈모반이 광범위하거나 전두부 탈모가 있는 경우 디페닐시클로프로페논(DPCP)을 이용한 면역치료를 시행한다. 탈모의 종류에 따라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모발이식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탈모의 예후는 어떠한가? 탈모의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우선 안드로겐탈모증의 경우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진행하게 된다. 원형탈모증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자연 회복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나, 광범위하게 침범된 경우는 탈모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반흔탈모증이 있는 경우 털집이 섬유화되어 파괴되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김정수 교수한양대학교 구리병원 피부과 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들의 질환에 대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하고,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친절한’ 설명으로 그 치료법과 예방법을 알아봅니다.
201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