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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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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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의 소통을 돕기 위해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의사

한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정재호 교수

 

정재호 교수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는 환자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다. 잘 듣는 것이 얼마나 삶의 질을 높여주는지 알기에 오늘도 그는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늘 ‘환자의 편에서 잘 듣고, 잘 이해해 최선을 다해 치료하자’라는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선다는 정재호 교수를 만났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던 소년

오후 외래가 시작되기 전, 이비인후과 진료실 앞은 북새통을 이룬다. 수많은 환자들이 오가는 가운데 취재진을 발견하고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정재호 교수. 수줍음 뒤에는 환자를 향한 배려하는 큰마음이 존재하고 있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과학자를 꿈꾸는 소년이었 던 정재호 교수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돌연 의사의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과학자의 꿈을 키우다가 갑자기 의사라니.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걸까 궁금해진다.

“특별한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실용적인 학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학이 싫거나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무엇보다 의사를 쉽게 생각한 것도 절대 아니고요. 하지만 과학자보단 의사가 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방향 전환을 하게 된 거죠.”

그렇게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고, 올해로 26년째 한양인으로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의사가 된 정재호 교수는 이비인후과, 그중에서도 난청, 중이염, 이명, 어지럼증과 같은 귀질환이 전문 분야이다. 이비인후과를 선택하고 귀질환을 세부전공으로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들었고,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수술하는 과를 지원했죠. 이비인후과가 수술이 정말 많거든요. 수술 중에서도 섬세한 수술을 하고 싶었어요. 현미경으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귀를 수술하는 지도 교수님의 모습도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귀라는 듣는 신체 기관에 대한 호기심이 컸던 것 같아요."

호기심에 이끌려 선택한 길이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원했던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는 일이기에 이비인후과 의사가 되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유아부터 노년까지 잘 듣도록

이비인후과에서 귀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특성상 듣는 기능에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 듣는 것이 어려운데 원활한 진료가 가능할지, 가능하다고 해도 분명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니 다시금 존경심이 인다. 정 교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래서 이비인후과 교수들 목소리가 큽니다”라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어려움이 왜 없겠습니까. 있지만 저보다 듣지 못하는 환자 분들이 훨씬 답답하실 거예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제가 불편한 건 사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환자를 위해 크게, 천천히, 또박또박, 여러 번 반복해서 설명해 드리면 해결될 일이니까요. 이런 상황도 여의치 않다면 가 끔은 글자를 써서 보여드리기도 해요.”

환자를 이해하고 위하는 진정한 의사의 마음이 이런 것이 아닐까. 이야기를 나눌수록 대단한 의사라는 생각이 스친다. 난청, 어지럼증, 중이염 등은 생사를 다투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인 것은 분명하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 중 만성중이염으로 언어발달이 지연되던 환자가 치료를 통해 의사소통이 좋아진다거나, 고령이신 분들 중에는 수술을 통해 잘 듣게 되는 등 연령대를 아울러 환자를 생각하면 흐뭇해진다는 정재호 교수. 가끔 외래에서 만난 환자가 “교수님 덕분에 새 삶을 얻었다”라고 이야기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고. 잘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잘 듣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

 

정재호 교수는 꾸준히 연구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최근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와 함께 귀 질환을 진단하고, 회복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비인후과에서 촬영하는 고막 사진으로 자동으로 귀질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기기를 제작하고, 회복 여부를 미리 알기 어려운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 회복 가능성을 예측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청각 신경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과학기술 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한다.

“청각 신경과학 연구는 뇌파를 분석해 내가 집중하고 있는 소리, 내가 듣고 싶은 소리를 찾아내는 거예요. 이 기술을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는데요, 잘 집중해서 듣고 있는지를 컴퓨터 모니터로 게임을 하듯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훈련을 하면 난청환자들의 청취 능력이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고요, 이를 청각 뉴로피드백 기술이라고 합니다. 연구가 오래 걸리더라도 꼭 진행해보고 싶은 연구 주제랍니다.”

진료, 연구, 교육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정 교수는 명상과 달리기로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으며, 달리면서 어지럽던 생각이 정리되기 때문에 새로 시작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최근에는 하프마라톤에 출전해 완주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출전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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