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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의 초기 증상

운동신경세포는 척수 및 뇌간에 위치하여 손, 발, 혀, 목, 호흡을 관장하는 전신의 수의근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병이 시작되는 부위에 따라 초기 증상은 환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힘이 빠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점은 비슷합니다. 중추신경계는 운동신경계를 중심으로 (1) 대뇌 및 뇌간부 (2) 경수부 (3) 흉수부 (4) 요수 및 천수부로 나누어지며, 어느 부위를 먼저 침범 하느냐에 따라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대뇌 및 뇌간부
- 발음장애: 혀의 움직임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발음이 불명확하며 특히 라, 리, 루, 러, 파, 피, 푸, 퍼 등의 발음이 어려워집니다.
- 삼킴장애: 혀와 목의 근육이 약해지므로 음식물과 타액을 삼키기 어렵고, 숨이 막힐 때가 많아집니다. 또한 자동적으로 침이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침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경수부(팔)
숟가락, 젓가락질 장애, 완력 약화, 글쓰기 장애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기가 어려워지고 힘이 빠져 무거운 물건을 들기 어려워지거나 글씨 쓰는 것이 느려지기도 합니다. 상지의 근육이 약해지고 가늘어집니다. 특히 엄지와 검지 사이의 근육이 많이 빠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흉수부(몸통)
지각할 수 있는 증상은 적으나 허리를 가누거나 오래 서 있기 힘듭니다.

요수 및 천수부(다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다리가 끌리거나 무거운 느낌이 듭니다. 걸을 때 쉽게 피로해지며 발이 붓거나 다리 근육이 가늘어집니다. 그 외에 공통적으로 근육이 툭툭 튀는 증상, 근육 강직(뻣뻣해짐), 근육위축(근육이 마름) 등을 보입니다.

루게릭병 환자의 약 50% 정도에서 경미한 인지장애가 동반되기도 하고, 드물게 전두측두엽 치매가 발생하면서 성격변화, 언어장애, 기억장애 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인지장애,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를 동반한 루게릭병의 경우는 행동장애와 성격장애를 동반하며 병의 악화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있다고 하여 한 번의 진찰로 바로 루게릭병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근육이 툭툭 튀거나, 근력이 빠지는 증상 등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섣불리 루게릭병으로 속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자세한 병력청취와 임상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근력약화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파급되는 양상, 시간적으로 진행하는 특징, 그리고 유사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암, 자가면역질환, 자가항체를 형성하는 질환, 척수 및 뇌의 구조적 이상, 대사성 이상, 유전적 문제 등)을 배제해가며 전문가가 신중하게 감별진단을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