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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치료로 극복하는 비만] 고도비만 안전한 수술로 효과를 보다

아직도 비만을 단지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생활이 좀 불편해지고 사회생활을 위축시킬 수 있는 단순한 변화라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비만은 엄연한 질병이자 예방과 치료를 통해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병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고도비만, 비만과는 다른 중증 질환

암도 병기가 있듯이 비만도 등급이 정해져 있다. 그중 암으로 치면 조기암이 아닌 진행성 암으로 생각되는 비만을 고도비만이라고 일컫는다. 비만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체질량지수로, 이것은 가장 중요한 ‘비만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서구에서는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하나, 아시아인의 경우 서구인과 달리 체구가 작고 상대적으로 체지방률이 높아서 30kg/㎡ 이상을 고도비만으로 정의한다. 고도비만이 일반적인 비만과 다른 중요한 이유는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합병증이 다르고, 더불어서 그 치료도 단순비만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암 생존률은 향상, 그렇다면 고도비만은?

조기 위암의 경우, 암의 크기가 작고 분화도가 좋으며 위벽의 침윤 정도가 깊지않은 경우에는 위절제술 대신 위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로 치료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진행성 위암의 경우에는 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위절제술이 가장 최적의 치료방법으로 정립되어 있다. 그렇다면 비만의 치료에서는 어떨까. 일반인뿐만 아니라 심지어 의료진들조차도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비만의 중증도와는 상관없이 다이어트, 운동, 식이요법 등으로 치료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다.

암의 생존율은 지난 수십 년간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향상됐다. 이는 여러 분야에서 과학적인 예방, 진단, 치료를 시행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비해, 비만이라는 질병은 어떠한가? 주변을 한번 둘러보면 피트니스센터, 비만 클리닉, 비만수술 전문병원 등에서 수주 만에 수십 kg의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며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비만 치료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또 많은 사람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와중에도 비만 인구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비만 환자의 비율은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지속해서 증가해왔다.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체인구의 4.2%가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의 고도비만이고, 35kg/㎡ 이상의 초고도비만 환자도 0.5%에 달한다. 막연하게 계산하더라도 수십만 명의 환자가 수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초고도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와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수십 년간 비만을 치료한 결과는 오히려 비만을 악화시킨 셈이며, 혹은 잘못된 치료를 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의료인조차도 치료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의료과실을 해온 것이다.

대한비만학회의 2012년 비만치료 지침에는 ‘고도비만의 수술치료는 고도비만 및 고도비만에 동반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수면 무호흡증 등과 같은 대사질환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나와 있다. 이는 수술치료 이외의 다른 치료방법으로는 고도비만을 치료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의미이다. 이미 서구에서는 수술치료가 보편화하여서 수술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심지어 영국 정부는 더는 고도비만을 내버려 두다가는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수술치료를 장려하고 있다.

고도비만 수술의 위험성에 대한 오해

하태경 교수수술치료가 고도비만 치료의 가장 중요한 방법임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수술을 통한 비만치료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유명가수의 죽음으로 고도비만 수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하면서, 수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이 수술을 제외한 비과학적인 치료법을 찾으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시 말해서 진행성 위암을 위절제술로 제거하지 않고 민간요법 등으로 자가 치료를 하다가 치료할 수 없는 말기 위암의 상태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병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의료비용 절감, 입원 기간 감소, 합병증의 최소화로 조기에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암은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비만은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경우가 많으며 더욱이 고도비만 환자들마저도 다른 수많은 방법을 찾으며 수많은 도전과 실패 속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도비만의 수술치료는 위험하지 않다. 일례로 노인환자에서 일명 효도수술이라고 하는 인공관절 치환술(고관절 또는 무릎관절치환술)은 위험이 적은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수술의 합병증은 16.7%로 고도비만 수술보다 높다.

고도비만수술의 합병증은 3.7%로, 3.4%인 담낭절제술과 유사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모든 수술이 개복이 아닌 복강경을 통해서 시행되기 때문에 수술 후 수일간의 경과 관찰을 마치면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고도비만 수술은 정부의 ‘건강보험 중기보장성강화계획’에 의해 오는 2017년부터 보험급여가 시행된다. 오늘날 고도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많은 나라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도비만이라는 질병을 치료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국민건강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비록 늦은 감이 있으나 우리나라도 고도비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삶의 질 증진을 이룰 수 있길 기대하는 바이다.

글. 하태경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고도비만 환자에서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간의 체중감소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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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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