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한양인의 이야기

한양대학교의료원 임직원이 들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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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치료실과 함께 커간 보람

1991년 남들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입사하면서 한양대학교의료원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전문 재활치료교육 이수 후에 소아 물리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초기에는 독립된 소아치료실이 없어서 치료의 특성상 많이 우는 아기 환아의 울음소리 때문에 민원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또 산만한 환경 때문에 보호자들의 불평도 많았지만, 재활의학과 교수님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병원의 지원으로 방음시설을 갖춘 소아 치료실을 갖추게 되어 지금은 너무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이 보람되게 느껴집니다.

 

image 소아 물리치료를 시작하면서 주로 생후 2~3개월 미만의 한쪽 목 근육의 뭉침으로 목이 한쪽으로 기울여진 사경 환아와 정상적 발달보다 발달이 지연된 발달지연 아동을 치료하게 됐습니다. 아동들의 보호자가 대부분 젊은 엄마들이어서 아이 육아에 아직 서툴고 병에 대한 충격으로 슬퍼하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따라서 치료 이전에 엄마들의 정신적 충격을 줄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치료실 내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소아 물리치료의 특성상 가정에서도 꾸준한 운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소아과와 재활의학과 간 협진으로 발달장애의 징후가 보이는 영유아는 신생아 중환자 치료실에서부터 조기치료를 시작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습니다. 현재 구리, 남양주에서는 보이타 치료 코스를 정식으로 이수하고 소아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병원은 유일하게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모든 치료실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많은 환자들의 재활에 힘쓰면서 이런저런 사연들도 많았는데 유독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쌍둥이 뇌성마비 아이들의 재활을 도왔는데 재활을 시작한 때가 아이들이 6살 때였습니다. 그 아이들의 어머님은 전라도 광주에서 서울로 병원을 옮겨 다니시며 오직 아이들의 물리치료만을 위해서 외래 치료를 다니던 분이었습니다.

쌍둥이들이라 저도 마음이 많이 갔고, 어머님의 열성에 저도 더 열심히 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의 부축이 있어야만 서 있을 수 있었던 아이가 꾸준한 소아 물리치료 덕분에 잘 걷게 되었고 걷는 모양이 많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또 여러 물리치료사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성격도 밝게 변하여 아이의 어머님이나 저나 무척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이의 어머님은 재활을 위해서 여러 병원을 다녀보았지만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치료실의 가족적인 분위기와 가정 내 프로그램이 너무 만족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학교에 들어가서 치료를 자주 받지는 못하지만 요즘에도 가끔 아이와 어머님이 손수 김밥을 싸가지고 치료실에 들르기도 하시는데 이럴 때는 정말 치료사로서의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재활치료의 과정은 길고 지루한 시간이기 때문에 환자와 환자 보호자와의 친밀감 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아 물리치료는 성인 재활치료에 비해서 대상 환자가 더 어리고 치료방법이 까다롭고 적절한 부모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성인 재활치료에 비해 치료를 시행하는 곳이 적습니다. 더구나 구리, 남양주 지역에서는 소아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매우 적기 때문에 항상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아 치료실에는 대기 환아가 많고, 기존에 치료받던 환아들도 6개월간만 소아 물리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점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소아 물리치료를 시작하면서 2007년에는 근육병을 앓는 환아 부모님께서 다른 근육병 환아들에 대한 어려운 사연을 전해와 경제적인 문제와 병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적 문제를 가진 근육병 환아와 부모님들을 도와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절친한 치료사들의 도움과 병원의 지원을 받아 근육병 장애우들의 홈 케어 물리치료를 활성화 하려는 무료 건강 클리닉인 ‘개나리회’ 를 열게 되었습니다. 멀리 지방에서 참석하는 근육병 환아와 부모님을 뵈면서 정말 필요한 일을 하게 돼서 저 자신도 기쁘고 보람 있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신경 쓰고 노력하면 어렵고 힘겨운 처지에 놓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오늘도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저를 주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저는 너무 행복해 집니다. 그 아이들이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아 치료실에서 힘든 재활치료를 받은 후에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자랄 것을 상상하면 오늘의 피로도 잊게 됩니다.

소아 물리치료실을 운영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 드립니다. 지금도 소아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수개월을 대기하는 환아와 부모님들께 부족한 인력과 공간 문제로 빠른 시일 안에 치료를 개시하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 죄송스럽고 더욱 충분한 소아 물리치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적절한 치료 공간과 전문 인력이 확충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무더운 날씨에 아이를 안고 병원을 찾는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글/ 염일해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재활의학과 주임 그림/ 오미연

[사랑수첩] 오늘 실천한 사랑이 타인의 내일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믿는 한양대학교의료원 임직원들의 세상사는 이야기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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