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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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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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 안전 지키는 방역 파수꾼 김지은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와 함께 한지 1년. 잃어버린 옛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지금까지 우리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터. 김지은 교수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 지쳐가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구성원들을 다독이며 하루하루 병원의 안전을 지켜가고 있었다.

우리 병원 안전 지키는 방역 파수꾼 김지은 감염내과 교수

우리병원 방역전선 이상 무!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전 세계가 감염병에 대한 공포에 빠져 있는 요즘. 감염내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감염내과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을 보는 진료과이다. 원인 모를 열이 나는 환자는 모두 볼 수 있으며, HIV(후천면역결핍증후군)과 같은 면역 결핍 환자들을 직접 관리하기도 한다. 더불어 병원 내의 감염 차단을 위해 타 진료과에 고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생명의 갈림길에서 분초를 다투지는 않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연쇄 감염을 막는다는 점에서 매일 수천, 수만의 생명을 살리고 있는 셈이다. 김지은 교수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의 방역 시스템을 총괄하는 감염관리실장으로 누구보다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선별진료소 운영, 의료진 백업, 확산 현황에 따른 부서별 조치사항 등 병원 전반의 방역 대책을 기획하고 있어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부터 지금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그녀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의 ‘유일한’ 감염내과 전문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녀의 역할이 더욱 중대해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끝없이 늘어나는 업무를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면 이미 백기를 들고 말았을 것”이라며 일당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감염관리실의 팀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기존 진료 업무에 더해 코로나19의 방역까지 맡게 되면서, 업무가 두 배가 되었어요. 저희 팀 모두 올해 휴가를 전부 반납했을 정도죠. 코로나19와의 싸움이 길어지면서 이따금 지칠 때도 있지만, 서로 격려하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 안전 지키는 방역 파수꾼 김지은 감염내과 교수

이들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이겨낸 주역들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만큼 ‘척하면 척’, 마음이 통하는 사이라고. 이들의 활약으로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코로나19 방역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확산 초기인 지난 2월 호흡기 환자 전용 구역을 운영하며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을 차단,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되었으며, 4월에는 외부 대기 장소에서의 감염을 막기 위해 빠르게 출입할 수 있는 모바일 사전 문진 제도를 도입하기도 하는 등, 발 빠른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작은 부분 하나 놓칠 수 없는 완벽주의자

잘못된 부분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에 그녀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의 소문난 잔소리꾼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많은 이들이 방역활동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요즘. 경계심을 늦추지 않기 위해 악역을 자처하며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의 방역전선을 정비하고 있다.

“병동을 지나가다가 더러운 부분이나, 위생상 잘못 관리되고 있는 부분이 보이면 말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원체 성격이 깔끔한 편인데다가 진료과의 특성까지 더해진 것 같아요. 병원을 지나다닐 때 마다 잔소리를 늘어놓는 탓에 늘 뒤통수가 따가워요.”

어떠한 이유로든 누구에게나 잊히지 않는 기억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한동안 말을 골랐다. 20여 년 가까이 의사 생활을 하면서 마음에 남는 환자는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따금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인턴 시절이었어요.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부부였죠. 생전 병원 문턱도 넘어보지 않은 사람들 같았어요. 의사로서 당연히 하는 일에도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시더라고요. 남편분이 복수가 차서 병원을 찾은 거였는데 검사 결과 위암이 복막까지 전이된 상태였어요. 이미 병이 많이 진행이 된 상태라 별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없었죠. 결국 입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어요. 너무나도 순수한 모습에 하나라도 더 신경 써드리고 싶었던 마음이었기에 더욱더 아쉬웠어요.”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부족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커져, 갈수록 완벽주의자가 되어간다고 말하는 그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진정한 의사’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감염관리실(성혜윤계장,김혜림계장,박유정계장,김지은교수)

 

질병 없는 내일을 향해

갈수록 전염병의 발생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확산 및 지속세가 증가하면서 감염내과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입이 적어 많은 학생이 기피하는 진료과 중 하나다. 무수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감염내과를 선택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적성’과 ‘사명감’이다. 그녀 역시 같은 이유로 감염내과를 선택했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할 때면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감염내과는 감염병 관리는 물론, 병원 전반의 진료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예요. 그런데 주어진 역할에 비해 대우가 변변치 않다 보니, 언제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죠. 또한 진료과 특성상 다양한 지역에 차출되는 일도 빈번해요.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처우와 환경이 개선되어 진료 외적인 요소로 인해 감염내과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바람대로 코로나19 종식된다면 그녀는 내년 말,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우리 몸 속에 살고 있는 100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뜻하는데, 최근 의학계에서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상관관계가 하나 둘 증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의 열쇠’라고 불릴 만큼 많은 기대를 얻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질병의 치료와 함께 그녀의 평온한 일상까지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병원 안전 지키는 방역 파수꾼 김지은 감염내과 교수 우리 병원 안전 지키는 방역 파수꾼 김지은 감염내과 교수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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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내과 -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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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내과 , #코로나19 ,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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