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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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전문의의 마음, 김창선 응급의학과 교수

응급실에 오는 이에게는 일분일초가 생사를 오가는 사투의 현장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 위태로운 응급실에서, 매 순간 경계를 넘나들며 분투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응급의학과 김창선 교수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글. 권찬미 사진. 김재이

응급실 전문의의 마음, 김창선 응급의학과 교수

“협업이 기본입니다.” 그의 답변에선 현장의 냄새가 풍겼다.

김창선 교수는 축구선수로 비유하자면 호날두보다는 메시 스타일의 의사다. 어시스트와 드리블, 패스를 적재적소에 하면서 때때로 본인도 골을 넣는 플레이 메이커. 미디어 속에 묘사되는 응급실 의사들은 스타플레이어로서 응급실 곳곳을 홀로 누비는 모습이 더 선명한데, 그는 왜 협업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하는 걸까?

“응급의학과에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응급실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업무는 50% 정도죠.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당해서 찾아온 환자가 있다면, 그 환자가 골절상도 입고 뇌손상도 우려가 되고 다양한 측면에서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럴 때 어느 진료과에 협조 요청을 하고, 어느 진료과가 메인이 되어 어떤 순서로 치료를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날 수 있어요. 이런 이유로 정확하고 빠른 판단으로 초기응급 처치를 하고, 적시에 각 진료과에 협조를 요청해 최종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응급의학과는 긴급하게 이송되어 오는 환자와 병원의 각 진료과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한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실려 오는 환자의 수는 연간 약 4만 7,000명. 하루에 100명 이상씩 구리·남양주 지역부터 양평·가평 지역에서까지 찾아온다.

환자 대부분은 중증 외상,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등 3대 중증질환의 내원 비율이 다른 지역 병원보다 높다. 이렇게 다양한 질환으로 매일 실려 오는 환자들을 돌보는 것은 ‘우리’라고 그는 말한다.

“응급의료센터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50명이 넘는 간호사, 응급구조사, 서무원, 보안요원, 응급원무과 그리고 응급영상의학과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개선해나가는 일 또한 응급의학과 의사의 주된 일입니다.”

그 답변을 들으니 촬영을 위해서 응급실에 들어서자 간호사와 환자들이 환한 미소로 그를 반긴 것이 떠올라 뒤늦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부단한 발걸음으로 잇는 생명의 끈

응급실 전문의의 마음, 김창선 응급의학과 교수김창선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학과에서 8년을 근무했다. 전임의 2년, 임상교원 3년을 거쳐 2017년부터는 3년째 전임교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가 근무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의 규모는 지금과 같지 않았다.

“처음 왔을 때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학과는 작은 과였고, 전문의도 1명, 전공의도 1~2명만 있었어요. 지금은 전문의만 6명, 전공의는 8명으로 늘었고. 간호사 수도 당시보다 1.5배가량 증가했습니다. 낙후되어있던 시설과 시스템도 그간 리모델링 등 많은 개선이 있었어요. 노력한 만큼 가시적 성과가 있고 응급의학과가 꾸준히 발전하는 것이 업무에도 큰 원동력이 됩니다.”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실습하던 중 평생의 은사를 만나기도 했다.

“본과 3학년 때 병원 실습을 돌면서 외과 정파종 교수님을 만났는데 그때 의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도 교수님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정파종 전 교수가 응급의학교실 초대 주임교수를 역임한 인연이 이어져 결혼식에 주례도 부탁했다. 지금도 의사로서 회의가 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면 선뜻 손을 내밀 수 있는 좋은 선배이자 멘토다.

전공의 4년, 전문의 11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달려온 15년. 바쁜 일상에 지칠 법도 한데 응급의학과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을까? 모든 생명을 지킬 수 없기에 사망 선고를 내리고 가족들의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도 무수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응급의학과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제 인생에서 가 장 잘한 일입니다. 생사의 기로 앞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이니까요. 4년 전쯤 응급실에 심정지로 내원한 50대 남성 환자분이 있었는데요. 심장이 뛰지 않는 상태에서 제가 가슴 압박을 하면 환자가 눈을 뜨고 저를 쳐다보고 리듬 확인을 위해 가슴 압박을 잠시 멈추면 심장이 멈춰 다시 의식이 없어졌었죠. 심정지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되어 가능했던 상황이었는데요. 당시 가슴 압박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그분이 저를 바라보던 간절한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 그 환자분은 소생되어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응급실 전문의의 마음, 김창선 응급의학과 교수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향한 야무진 계획

“제 목표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료센터를 권역응급의료센터 혹은 그 수준의 규모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현재 24개의 침상을 운영하는 비교적 작은 응급실을 30개 이상의 침상과 전용 입원 병실 및 응급 전용 중환자실을 갖춘 권역 센터급 규모로 발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을 경기 동부 최고의 병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이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학과의 묵묵한 발전을 목도한 그였다. 병원과 함께 성장해온 사람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더 큰 꿈을 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도약을 위한 가까운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전문의 진료체계를 구축하여 환자분들께 최고의 진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님들의 응급실 직접진료를 시행하면서 소아 전용 진료 공간을 마련하여 소아 환자들을 위한 진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앞으로 소아 전담 간호사 배치 및 전문의 진료를 확대함으로써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는 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셔야 합니다. 쓰러진 환자가 호흡이 없다면 가슴 압박을 해줘야 하고요. 요새는 일반인들도 심폐소생술에 대해 잘 알고 계시지만, 응급 상황에선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정지 시 4분 이내에 효과적인 가슴 압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쓰러진 환자는 발견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 그리고 호흡이 없을 때 가슴 압박은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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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센터 ,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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