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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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이름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감사. 이철범 한양대구리병원 흉부외과 교수

의사라는 이름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감사,이철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흉부외과 교수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흉부외과 이철범 교수

처음부터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의과대학에 진학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 입학원서를 앞에 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 인생에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된 의사의 길.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의료인의 사명감을 배워가는 동안 청년 이철범 교수는 의료인으로서 가져야 할 진정한 사랑의 실천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젊은 시절에는 이런 생각들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자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긴 시간을 환자들과 함께 보내면서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점점 마음속 깊이 자리하게 되었기에 매 순간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행동하는 실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뜨거운 심장박동 소리에 매료되다

이철범 교수는 심장수술을 ‘수술의 꽃’이라 표현한다. 그만큼 그를 사로잡은 매력적인 수술이라는 뜻이다.

제가 의대생이었던 당시만 해도 심장수술의 초기 단계였지만, 한양대학교병원 흉부외과는 우리나라 심장수술의 선두 그룹인 병원이었습니다. 여러 과를 돌며 실습을 나가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유독 심장수술에 끌리더군요. 과장님들이 수술을 끝내고 나오시는 모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어요.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내 꿈을 향해 의욕을 불태우던 시기였으니까요.

꿈을 꾸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했던가. ‘꿈꾸는 청년’ 이철범 교수는 남들은 힘들다고 꺼리는 흉부외과를 지원했고, 1982년 전문의를 딴 이래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환자들의 심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수행해왔다. 이철범 교수는 처음에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세상을 밝게 하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의대에 진학했지만, 당시 그 마음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환자들을 가까이에서 돌보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점차 의사로서의 막중한 책임감, 사명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성심성의껏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쉬운 것이 참 많아요. 조금 더 잘할 걸, 더 많은 일을 할 걸 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의 솔직한 ‘고백’에서 30년 베테랑 의사다운 연륜과 깊이가 느껴진다. 돌이켜보면 보람 있는 순간도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좋았던 일들은 금새 잊혀지곤 하는데 가슴 아픈 기억들은 오래토록 남아 있다는 이철범 교수. 그의 진솔한 모습에서 천생 의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의사라는 이름의 무게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흉부외과 이철범 교수 수술실 입구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기술 발전과 우수한 의료기기의 개발로 말미암아 병원의 풍경도 예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철범 교수가 심장수술을 집도했던 초창기에는 주로 선천성 심장질환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어린이 보호회’와 ‘새 세대 심장재단’ 등의 지원단체를 통한 환자 수술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이후 Sydney Royal Prince Alfred Hospital에서 2년의 연수를 마친 1995년부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개원 창립 멤버로서 모교 병원으로 돌아온 그. 지금까지 한 해 40건이 넘는 심장수술을 진행해왔고, 최근에는 폐질환과 식도질환 수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2004년에 병원에서 부장님으로 모셨던 분을 폐암으로 진단하여 수술한 적이 있었어요. 수술 후 건강하게 정년퇴직하셨고 지금도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현대 의학의 발달은 참 많은 사람들을 육체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치료 결과가 좋은 환자들은 만날수록 즐겁지만, 이는 과학의 발달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이철범 교수. 오히려 치료 경과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잠 못 이룰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한다.

“학문의 큰 뜻을 품고 막 피어나려던 한 젊은 교수가 외국 교수를 인천 공항에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우리 병원으로 오게 되었어요. 횡격막 파열, 혈흉, 요추 완전 골절 등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등의 응급수술로 생명은 구했지만,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수술에서 회복되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던 그분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철범 교수 또한 해외 연수 후 외국 스승을 영접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당시의 기억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그는 2010년부터 새로 창설된 외상외과 세부 전문의로서 외상 환자의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고 장애 발생을 낮추는 데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다가 산재사고 또는 교통사고로 졸지에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고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리하여 이철범 교수는 사고 환자의 예방가능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공휴일과 야간에 더 많은 전문 의료진이 응급센터 주변에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004년 병원에서 부장님으로 모셨던 분을 폐암으로 진단하여 수술한 적이 있었어요. 수술 후 건강하게 정년퇴직 하셨고 지금도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현대 의학의 발달은 참 많은 사람들을 육체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철범 교수

무상(無常)의 철학을 통한 인생의 가르침

저는 무상(無常)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무상이란 단순히 덧없고 허무하고 부질없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진 것이 없이 항상 변화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요. 즉, 하루 한 시도 같은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철범 교수 수술 준비몇 년 전까지 표준적 진단법과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던 의학이 지금은 진부한 지식으로 된 것이 많다. IT와 분자생물학·유전학 등의 발전으로 의료 지식과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지금, 새로운 시도 없이 그대로 있으면 정체되거나 도태되고 만다는 것이 그의 견해. 항상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리 대처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그는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가 우리 병원의 내일을 만드는 위상이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구리시와 남양주시 인근 인구 100만의 잠재적 의료 수요를 품고 있고, 특히 의료 수요에 비해 의료 공급이 부족한 지역인 만큼 구리병원의 개원은 한양학원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장 시절 PET-CT 설치와 MRI 추가 도입 추진은 아주 적절했지만 별관 증축 공사는 계획만 열심히 세우고만 결과가 되어버려 아쉽습니다.

보직 기간 동안 최선이라 생각하여 결정한 일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것이 많다고 말하며 웃는 이철범 교수. 이제 정년을 4년 남짓 앞둔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으니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여 심혈관 센터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이 경기도 동북부를 선도하는 병원이 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글 이용규 / 사진 김선재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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