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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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종합상담소’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유성훈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당뇨병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증 발병 위험도 높다. 달고 짠 음식을 먹으면 왜 안 되는지, 약 복용이나 수술 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유성훈 교수가 과하다 싶을 만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이유다. 주치의와 마주 앉아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환자들의 건강은 꾸준히 호전되고 있다.

글. 윤진아 사진. 김재이

유성훈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당뇨병, 아는 만큼 보인다

유성훈 교수는 2016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내분비대사내과에 합류하여 꾸준히 환자들을 만나오고 있다. 진료과 특성상 만성 환자가 많다 보니 7~8년 이상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환자도 많고, 유성훈 교수를 따라 타 지역에서 이곳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까지 ‘원정’ 진료에 나서는 외래환자도 많다.

“오늘 오전만 61명의 환자를 진료했어요. 특히 당뇨병은 만성 질환인 터라 환자 수가 많은 편이죠. 환자들과 눈을 맞추며 가능한 한 오래 대화도 나누고 마음도 편하게 해드리려고 노력하지만, 제한된 일정에 많은 분을 진료하다 보니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해 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 확진 전 단계인 고위험군까지 포함하면 당뇨병 위험 인구는 천만 명에 달한다. 당뇨병의 원인은 환자마다 다르다. 당뇨병의 유형에 따라 치료도 달라진다. 인슐린 생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주사 치료가 생존에 필수적인 반면, 제2형 당뇨병은 우선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혈당이 불충분할 경우 약물이나 인슐린 주사로 인슐린을 보충한다. 또, 같은 당뇨 환자라도 노인은 감염에 취약하며 낙상 위험이 높아 특별 관리가 필요하고, 임신성 당뇨는 산부인과와의 협진이 필수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가 떠오르는데요. 중학생 때 제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는데, 초반에 치료를 제대로 못해 온갖 합병증이 다 온 케이스죠. 투석을 계속하며 힘겹게 투병 중이지만 합병증으로 한쪽 시력만 조금 남은 상황이에요. 당뇨병은 가족 간의 유대가 특히 중요한 질환인데 결손가정에서 이렇다 할 보살핌 없이 투병하다 보니, 환자가 저를 비롯한 의료진에게 많이 의지했어요. 저와 만난 건 합병증이 오기 직전 무렵이었는데, 더 빨리 개입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이 크죠.”

유성훈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만성질환과의 전쟁,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죠!”

당뇨는 진행성 질환이다. 지금은 맞는 약이 몇 년 뒤에는 안 들을 수 있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바뀔 수도 있고, 저항성이 올라가거나 떨어질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공복 혈당, 식후 혈당, 당화혈색소 등의 수치를 보고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서는 건전한 식단과 적당한 운동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포괄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환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어떤 약물보다도 중요하죠. 그래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확인한 환자의 생활습관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바꿀 수 있을지 매순간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처방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은 의사와 환자가 평생 함께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먼 훗날, 살갑게 보살펴준 주치의였다고, 자신의 일처럼 온 정성을 다해준 의사였다고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말에 힘이 실린다. 바쁜 일정 틈틈이 짬을 내어, 며칠 전에는 구리보건소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당뇨병 예방 건강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치료 시기를 놓치기 전에 제대로 진단해줄 의료진이 환자 곁에 가깝게 있어야 해요. 환자 한 명 한 명과 식습관부터 불편한 점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지요. 다 죽어가던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병원에 들러 행복하게 사는 얘기를 들려주실 때마다 ‘의사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한 번 더 친절히 설명하고 한번 더 신중히 치료법을 고민하며,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미국갑상선학회지 ‘Thyroid’ 저널 표지논문 선정

유성훈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유성훈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학대학 졸업 후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스웨덴 Uppsal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내분비학회 수석부총무, 대한노인병학회 보험법제위원회 간사 등 활발한 학회 활동도 병행 중이다.

최근 유성훈 교수팀의 논문이 미국갑상선학회지인 ‘Thyroid’ 저널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논문 주제는 ‘G4 면역글로불린 항체가 그레이브스 안병증(갑상선 안병증)에 미치는 임상적 의미’로, 유성훈 교수와 한양의대 동문이기도 한 이성진 교수(한림대학교 내분비대사내과)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다.

이 연구 결과는 향후 그레이브스 안병증 환자의 조기 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유성훈 교수는 새롭게 진단된 그레이브스병 안병증 환자의 G4 면역글로불린 항체를 정상인 및 안병증이 없는 그레이브스병 환자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G4 면역글로불린 항체의 상승이 안병증 발생에 뚜렷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레이브스 안병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흔한 합병증으로 25~50%까지 보고되고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어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이 조심해야 할 합병증 중 하나가 바로 한쪽 혹은 양쪽 안구가 돌출되는 ‘안병증’인데요. 갑상선 질환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할 수 있는 데다, 일단 발병하면 일상생활도 곤란하고 시력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 그레이브스병 환자를 초기에 선별 관리해 안병증이 발생하거나 임상적으로 악화되지 않는 데 일조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의학의 목적은 환자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있다.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면서도 유성훈 교수의 시선이 환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이유다.

“모든 연구는 연구실이 아니라 환자로부터 시작됩니다. 진료실에서의 경험은 연구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하죠.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제 연구도 멈추지 않고 진행될 겁니다.”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내분비대사질환은 더 다양하게, 더 깊고 넓게 퍼져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환자 곁에 이토록 든든한 의료진이 있다는 사실이다. 습관과 더불어 질병과 인간을 고치고 나아가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겠노라는 유성훈 교수의 말이 왠지 믿음직하게 들렸다.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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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대사내과 - 유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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