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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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마음으로 ‘위기 속 두 생명’ 지킨다. 류기영 산부인과 교수

무섭게 출혈하던 산모가 건강한 모습으로 새 생명을 안고 퇴원할 때면 ‘이 맛에 의사 하지!’ 라는 생각에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말하는 의사. 산모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용한 의사’라는 소문도, 사실이다. 그 어떤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류기영 교수의 남다른 집념 덕분에 지금 이 시각에도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새로운 에너지를 잉태하고 있다.

글. 윤진아 사진. 이승헌

가족의 마음으로 ‘위기 속 두 생명’ 지킨다. 류기영 산부인과 교수

태교신기(胎敎新記)로부터 비롯된 숭고한 운명

“내과계와 외과계 학문이 미묘하게 결합된 산부인과에 매력을 느껴 고민 없이 전공으로 선택했어요. ‘태교신기(胎敎新記)’의 저자인 사주당 이씨(師朱堂李氏)가 바로 저희 집안 할머니에요. 우리나라 최초의 태교서로 알려진 태교신기는 ‘자식의 기질과 병은 부모로부터 연유한다’는 것을 태교의 이치로 밝히기도 했죠. 생명의 탄생을 도우며 보람을 느낄 때마다 ‘정말로 조상님이 시키신 일인가?’라는 생각도 한다니까요.(웃음)”

류기영 산부인과 교수조산, 고위험 임신 분야 명의로 꼽히는 류기영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과 의과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美 텍사스주립대학 연구과정, 관동의대 명지병원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을 거쳐 조기진통 및 조산, 고위험 임신, 태아 이상 진단 및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산과 전문의다.

1995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 전공의로 근무를 시작했으니, 어느덧 산부인과 의사가 된 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동안 류 교수가 돌봐온 산모 중에는 사망한 환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본인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해하지만, 류기영 교수의 행보를 지켜봐 온 사람들은 ‘남다른 열정이 낳은 정직한 결과’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병원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 속에선 산모와 아기가 행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류기영 교수는 평소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실제로 류 교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환자를 연구하고, 환자들의 사소한 증상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다.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용한 의사’가 됐다.

“2년 전쯤 심장이 정지된 채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가 있었어요. 35세의 고위험군 산모였는데, 이미 사망선고가 내려진 상태 였지만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위험천만한 상태여서 응급실에 수술 세팅을 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수술했습니다. 다행히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환자는 기적처럼 다시 살아났다. 엄마의 심장이 멎었던 터라 뱃속 아기는 안타깝게도 사망했지만, 사랑하는 큰딸과 남편 곁에서 소중한 엄마이자 아내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탄생의 순간이라는 게 시간을 정해놓고 이뤄지지 않는 만큼, 산부인과는 응급환자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에 온 지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 과다출혈로 급히 전원 온 산모가 기억나는데요. 산후출혈은 산모 사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죠. 특히 35세 이상 고위험 임신부의 경우 위험이 2배 이상 높은데, 산모를 구하더라도 자궁을 적출하는 사례가 많아 산과 의사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케이스입니다.

당시 생사를 오가는 산모를 구하기 위해 산부인과 배종운 교수를 비롯해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각 과 의료진이 일사불란하게 맡은 역할을 수행한 덕분에, 며칠 뒤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어요. 그 산모를 우리 병원으로 보낸 개원의 원장님이 걱정된 나머지 몇 차례나 찾아와 환자 상태를 보고 가셨는데, 이후 위급상황이 생길 때마다 1순위로 우리 병원으로 전원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극복하려면 산모와 태아부터 잘 돌봐야죠!

가족의 마음으로 ‘위기 속 두 생명’ 지킨다. 류기영 산부인과 교수류기영 교수가 태아의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 검진과정은 정밀하고 신중하다. 진단에 따른 태아 치료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지난 6월에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대강당에서 ‘제1회 지역병원 대상 주산기 강좌’도 진행했다. 이날 강좌는 지역 내 산부인과 분만·신생아실 의료진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생아 소생술’을 주제로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의 발 빠른 대처를 이끌었다. 잠 잘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이지만, ‘사랑의 실천자’ 라는 사명이 더없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이건 제가 다른 병원에 있을 때의 사례인데, 몸무게 700g이 채 안 되는 조산아의 부모에게 ‘아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카운슬링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이 그 아기를 정말이지 온 힘을 다해, 헌신적으로 살린 거예요. 1년쯤 뒤에 부모가 아기를 데리고 찾아와 ‘많이 자랐죠?’라며 감사인사를 하는데, 새삼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느꼈지요. 그 후로 저는 설령 500g도 안 되는 조산아일지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합니다. 며칠 전에도 855g 아기가 태어났는데, 아주 건강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아기를 믿고 낳을 수 있는 시스템이 서포트해준 덕분이죠.”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이라는 완벽한 시스템과 김창렬 교수, 강하나 교수, 배종운 교수 등 출중한 의료진이 있어 든든하 다는 말에 힘이 실렸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임신 37주 미만의 미숙아나 출생체중 2.5kg 미만의 저체중아 등을 집중치료할 수 있는 신생아 전용 중환자실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로 선정된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올해 1월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개소, 경기도 지역 미숙아 치료 및 신생아 의료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제는 요람 아닌 ‘자궁’에서!

류기영 교수는 사회복지 용어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도 이제는 “산모의 자궁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인구절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다들 걱정하는데, 저출산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사회문제입니다. 일하는 여성이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출산만 장려하기에는 한계가 있지요. 그래서 더욱 낳는 아이를 건강하게 하고 유산을 방지하는 게 시급합니다. 경기도는 출생아 수와 산모 사망자가 많은 데 비해 병상과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해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는 집중 관리가 필요한데, 인프라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사례도 많고요. 분만 취약지에서 병원 간 연계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응급상황에 대처 할 인력과 인프라를 갖춘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임신에서 출산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산모와 태아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겠습니다.”

 

2017.09.01

관련의료진
산부인과 - 류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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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 #산모 , #태아 , #신생아 , #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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