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구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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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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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완주를 동행하는 페이스 메이커, 방소영 류마티스내과 교수

평생 낫지 않는 병을 안고 사는 고통은 어떤 것일까. 당사자가 아니라면 함부로 그 고통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류마티스질환 역시 완벽한 치료 방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수시로 찾아오는 아픔을 하루하루 견디는 환자들을 위해, 방소영 교수는 처방전 외에도 따뜻한 말 한마디의 배려를 잊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만난 의사의 다독임이 생각보다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글. 정라희 사진. 김지원

회복의 완주를 동행하는 페이스 메이커, 방소영 류마티스내과 교수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찾아서

한양대학교의료원 류마티스내과는 전국적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방소영 교수 역시 해당 분야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배상철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장 밑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제 방소영 교수는 배상철 병원장,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혜순 교수와 함께 류마티스질환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같은 류마티스질환은 다양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연관된 자가면역 질환으로 수많은 환자가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지만, 아직도 명확한 발병 원인과 기전 그리고 치료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방소영 교수는 두 스승의 뒤를 잇는 젊은 의사이자, 의학자로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남아 있는 류마티스질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저널인 <Nature>지에 공동 연구 결과를 게재하는 성과도 냈다. 이 연구는 류마티스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새로운 유전자와 발병 기전을 제시한 것을 넘어, 새로운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제 표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반향을 일으켰다. 유전학 연구를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2015년 12월에는 대규모 루푸스 코호트를 기반으로 3,250명의 유전역학 분석을 통해 루푸스의 발병과 자가항체 생성의 원인과 유전변이를 규명하는 연구결과를 류마티스질환 최고 권위지인 <Arthritis and Rheumatology>에 발표하기도 했다.

“류마티스질환은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해요. 많은 약이 개발되어 있지만, 아직도 병을 완전히 조절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절 가능한 위험 인자를 사전에 파악해 제거하거나 피하면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국내 연구는 각각의 질환에 따른 기본적인 임상 역학과 유전 역학 연구는 다소 미진한 상황이라 아쉬움이 커요.”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방소영 교수는 수많은 환자를 만나는 진료 일정 속에서도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학회에서도 방 교수는 ‘젊은 연구자’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류마티스학회의 국제 젊은 연구자상을 세 차례 수상(2009, 2011, 2014)했고, 미국류마티스학회 우수포스터상(2009), 대한류마티스학회 우수연구상(2010)과 우수포스터상(2011)도 받은 바 있다. 다양한 국책 사업에 참여하며 국내의 척박한 연구 현실을 타개하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지난 2016년 12월까지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유전체 빅데이터 정보 통합을 위한 류마티스관절염 예후 및 약물 반응 예측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실무 담당자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나노광센서를 이용한 류마티스관절염 다중 바이오마커의 고감도 체외진단 기술개발 및 임상 사용화’ 국책사업에 실무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

의사가 된 공학도

방소영 교수의 이력에는 특이사항이 하나 있다. 공학도에서 의사로 진로를 변경한 다소 독특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방소영 교수가 처음 선택했던 진로는 정밀기계공학이었다. 해당 학과에 8년 만에 입학한 홍일점이었던 방 교수는 당시 의공학에 관심이 컸다. 의공학을 제대로 하려면 의학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들어가 의학을 전공했다. 그렇게 시작한 의학 공부는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또 다른 적성을 알게 했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연구실에서만 하는 연구는 저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환자를 진료하면서 그분들이 건강을 되찾고 호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저에게는 더 큰 기쁨과 보람으로 다가왔거든요.”한양대학교병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 3월부터다.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전임의 생활을 마치고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 임상조교수로 부임하면서 시작한 구리병원 생활. 올해 3월에 부교수가 되면서, 방소영 교수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아주 어린 시절에는 교사인 어머니를 따라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대학병원의 의무 중에도 ‘교육’이 있는 만큼 어떤 면에서는 어릴 적 꿈을 이룬 셈이죠.”

배상철 교수나 이혜순 교수가 그녀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되어 주었듯, 방소영 교수도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사실, 방소영 교수는 아이 셋을 키우며 남다른 연구 실적까지 내고 있는 이른바 ‘슈퍼 맘’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방 교수는 특유의 끈기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둘 다 잘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는다.

“제 위에 계신 이혜순 교수님이 교수이자 엄마로서의 삶을 잘 이해해주셨어요. 저도 다른 후배들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죠.”

아이 셋의 엄마라는 사실은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사정과 마음을 이해하는 폭을 한결 더 넓게 했다. 한번은 신경계 이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루푸스 환자가 자신의 아이를 안아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슬픔을 토로한 적이 있다. 아직 초등학생밖에 되지 않는 아이가 엄마에게 밥을 먹여주는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위독했던 환자가 재활치료를 시작하고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 깊이 감사가 흘러나온다.

완치 희망 밝히는 따뜻한 열정

회복의 완주를 동행하는 페이스 메이커, 방소영 류마티스내과 교수 , 환자진료수시로 침범하는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여러모로 예민해져 있을 때가 많다. 완치의 희망이 없다는 사실도 환자들의 기운을 빠지게 하는 요소다. 류마티스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의사는 어떤 면에서 환자의 기나긴 치료 여정을 동행하는 페이스메이커다. 설령 그 목적지가 완치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여정을 한결 편안하게 걸어가는 것도 분명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류마티스질환은 만성질환이기는 하지만,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면 통증을 조절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도 무리 없이 복귀할 수 있습니다. 힘든 순간이 와도 좌절하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서 치료를 단계적으로 잘 진행하면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어요.”

방소영 교수의 얼굴을 가득 채운 미소도 통증으로 지친 환자들을 보듬는 그만의 격려 방식이다. 어느 병원에 가더라도 약은 처방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의사는 만나기 쉽지 않다. 따스한 말 한마디로 환자들의 마음을 위로해온 방소영 교수는 의사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인 연구에도 더욱 집중할 것이다. 언젠가는 ‘완치’라는 두 글자가 류마티스질환에도 전해지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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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내과 - 방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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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 #만성질환 , #루푸스 ,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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