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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불안장애로 번질 수 있는 질환, 이명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의 이명

모든 소음이 차단되고 내 귀 속에서만 ‘삐---’하는 소리가 나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것이다. 꽤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금방 사라지기도 하는 이 정체 불명의 ‘소리’는 흔히 ‘이명’이라고 불리는데 그 원인과 치료법이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 편집실

 

우울증·불안장애로 번질 수 있는 질환, 이명풋풋한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는 역도 선수 김복주(이성경)와 수영 선수 정준형(남주혁)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다. 다만 이 드라마가 여타 멜로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주인공이 운동 선수이며, 선수로서의 성장담이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다.

극중 정준형은 수영 선수에게 치명적인 ‘스타트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은 수영이라는 종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수영에서 스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하지만 정준형은 출발선에만 서면 자꾸만 작아지고, 심지어 이명까지 겪게 되면서 큰 좌절에 빠진다.

다른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출발 신호음에만 집중해야 하는 수영 선수에게 이명이라니, 참으로 잔인하기도 하다. 온 정신을 집중해보려고 해도 나에게만 들리는 ‘삐---’ 소리 때문에 정준형은 결국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명은 대체 왜, 무엇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이명(Tinnitus)은 라틴어로 ‘울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이 환자 자신의 신체 내부에서 소리를 느끼는 증상이다. 이명은 매우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으로 외부 소음이 없는 방음실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95% 정도가 약한 이명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2009~2011)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의 약 30%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이명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중 6~8%는 이명으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짜증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이명은 일상생활을 방해하며 스트레스 증가, 피로감 극대화, 집중력・기억력 장애, 급기야 우울증 및 불안 장애 등으로 증상이 번질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세심한 검사 필요해

주관적 이명과 객관적 이명 구분해야

이명은 크게 주관적 이명과 객관적 이명으로 분류된다. 전체 이명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주관적 이명은 주로 매미 소리, 파도 소리 등으로 표현되며, 감각신경성 이명이라고 한다. 감각신경성 이명은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 이독성 약물의 사용, 메니에르씨 병 등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뇌종양, 청신경 종양 등 청각 신경 경로의 질환에 의해 유발된다.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히 있으며, 특히 심한 정신적・육체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객관적 이명은 귀 주변의 혈관, 근육, 이관 등에서 발생하는 소리이며, 검사자가 청진기를 이용해서 들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혈관 문제로 발생하는 이명은 ‘쉭쉭’, ‘욱욱’ 등으로 표현되며 맥박에 일치하는 박동성 이명이 특징적이다. 그 원인은 혈관이 늘어나 있거나 동맥과 정맥 사이의 비정상적인 통로가 형성되었거나, 혈관 주위 종양 등 구조적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그러나 정상적인 혈관 구조를 가지고 있어도 젊은 여성에서 빈혈, 심한 운동, 임신, 갑상선 기능 항진이 있을 때에도 정맥에 흐르는 피의 양이 증가해서 이명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근육의 문제로 생기는 이명은 구개근 경련(Palatal Myoclonus)과 중이근 경련(Middle Ear Myoclonus)으로 나뉘며, ‘딱딱딱’으로 표현된다. 턱관절 문제, 이관기능 장애 등에 의해서도 비슷한 소리가 나타날 수 있다.

적합한 검사와 치료법 선택이 중요

이명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찰을 받고 원인이 무엇인지, 이명의 상태가 어떤 정도인지,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에 대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이염, 외이도염 등에 의해서도 이명이 발생할 수 있어 고막, 외이도에 대한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감각신경성 이명은 난청과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다양한 청력검사를 시행하여 중추 및 말초 청각 경로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청신경 종양 등 중추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MRI 촬영을 시행한다. 혈관 기원의 이명이 의심되는 경우 고혈압, 빈혈, 갑상선 기능항진증 등의 여부를 검사해야 하며, 혈관 조영 CT, MRI, 혈관 조영술로 진단 가능하다. 근육의 문제로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는 근육 경련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이명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진 경우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이명은 혈관을 묶어주거나, 동-정맥 통로를 막아주는 시술로 완치될 수 있다. 또한 근육의 문제로 발생하는 이명 역시 악물치료, 보톡스 주사, 중이근육 절제술로 비교적 쉽게 완치 가능하다.

전체 이명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감각신경성 이명은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난청이 발생한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나 청각세포나 신경의 영구적 기능저하에 의한 만성 이명은 약물치료로 완치하기 어려우며 이명에 의한 불쾌감, 불안 및 불면증 등을 감소시키는 보조적인 치료가 시행된다. 이명 재훈련 치료(Tinnitus Retraining Therapy)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 알려진 방법으로 바이오 피드백, 전기자극 치료,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술, 미주신경 자극요법 등이 있지만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

이승환 교수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비인후과

Tip. 이명 재훈련 치료란?

만성 감각신경성 이명의 치료에 적용하는 치료법으로, 개별적 상담과 소리 치료로 구성된다. 개인 면담을 통해 이명의 발생 과정 등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환자가 이명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고 이명에 의한 환자의 심리적 반응 등을 분석하여 이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동시에 이명으로 인한 반응의 습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보청기나 소리발생기를 이용하여 소리 치료를 시행하며,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치료 기간이 소요된다.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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